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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142

모든 것은 변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박웅현의 『여덟 단어』를 읽었다. 저자는 ‘이십여 명의 20, 30대 들과 함께 만나 젊음에 필요한, 아니 살아가면서 꼭 생각해봐야 하는 여덟 가지 키워드에 대해서’ 말한다. 추석 때 아들과 딸을 만나면 권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존(自尊), 본질(本質), 고전(古典), 견(見), 현재(現在), 권위(權威), 소통(疏通), 인생(人生).  이 여덟 단어는 다음 한 문장으로 꿸 수 있다. “모든 것은 변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이 문장을 패러디하여 여러 가지를 말해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은 다르지만 아무도 다르지 않다. 모든 인간은 완전하지만 아무도 완전하지 않다. 모든 날씨는 다르지만 어떤 날씨도 다르지 않다. 인생의 모든 길은 전인미답(前人未踏)이지만 어떤 삶의 길도 전인미답은 아니다.  .. 2024. 8. 31.
호랑이 꼬리를 밟듯이-이행(履行)의 태도 『친애하는 슐츠 씨』를 읽었다. ‘오래된 편견을 넘어선 사람들’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편견(偏見)은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다. 단지 생각으로만 그친다면 문제될 리 없다. 치우치게 보고 상대하며 그에 따른 문화와 제도를 만드는 데 문제가 있다. 편견은 ‘차별’이다.  책 제목에 나오는 슐츠는 찰스 슐츠다. ‘피너츠’의 작가다. ‘피너츠’는 슐츠가 1950년 10월 2일부터 2000년 2월 13일까지 신문지상에 연재한 4컷 만화이다. 구독자 3억 5500만 명이 넘는 만화계의 전설이다. 75개국 2,600종의 매체에 연재되었다. ‘피너츠’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은 찰리 브라운, 샐리 브라운, 스누피, 라이너스 반 펠트, 루시 반 펠트, 슈레더, 마시, 우드스톡, 픽펜, 플랭클린 등이다. 플랭.. 2024. 8. 25.
긴긴 밤 루리의 『긴긴 밤』을 읽었다. 코뿔소인 노든은 코끼리들의 고아원에서 코끼리로 자란다. 코끼리가 된 노든은 코뿔소가 되기 위해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간다. 코뿔소 노든은 하얗게 빛나는 아름다운 다른 코뿔소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딸을 낳는다. 노든은 행복한 삶을 영위하며 다른 코뿔소와 함께 코끼리에서 코뿔소가 되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노든은 인간들의 총격에 의해 아내와 딸을 잃고 자신도 총알을 맞고 죽을 처지에 놓인다. 노든은 또다른 인간들에 의해 구출(?)되어 ‘파라다이스’ 동물원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동물원에서만 자란 ‘앙가부’라는 코뿔소를 만난다. 노든은 앙가부를 통해 동물원 세계를 보고, 앙가부는 노든을 통해 동물원 바깥 세상을 보게 된다. 노든과 앙가부는 동물원 탈출을 시도하나 실패한다. 앙가부.. 2024. 8. 2.
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의 소설 『사라진 것들』을 읽었다. 오스틴, 담배, 넝쿨식물, 라임, 첼로, 라인백, 고추, 숨을 쉬어, 실루엣, 알라모의 영웅들, 벌, 포솔레, 히메나, 빈집, 사라진 것들. 15편의 단편소설이 들어있다. ‘사라진 것들’은 그 중의 한 편이다. 소설은 이야기이고, 이야기로 말하는 순간 그것의 과거의 일이다. 과거의 일들은 사라진 것들의 일종이다. 15편의 이야기들은 모두 ‘사라진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오스틴’에서 화자는 옛친구들을 보면서 ‘마치 그들은 멈춘 시간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고 그동안 나만 다른 곳에서 결혼을 하고 자식도 낳으면서 늙어간 것 같다’고 말한다. 나의 청춘만 사라졌다고 느낀다. 청춘을 사라지게 한 것은 아내와 자식들이다. ‘담배’에 아이가 없던 시절에는 담배, 커.. 2024.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