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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화비괘5

할머니의 팡도르 마을의 외딴집에 고요히 늙어가는 할머니가 있다. 할머니는 죽을 날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감한다. 죽음의 신이 문을 두드린다. “나와 갑시다” 할머니는 반갑게 맞이한다. 다만, 며칠만 더 머물다 가자고 간청한다. 할머니는 마을 아이들을 위해 과일과 계피를 듬뿍 넣은 크리스마스 빵을 만든다. 죽음의 신도 빵을 먹고 너무 맛있어 그만 정신이 아득해진다. 세상의 달콤함에 취한 죽음의 신은 구운 호두, 참깨 사탕, 꿀에 졸인 밤을 먹기 위해 검은색 망토를 벗어버린다. 며칠 동안 할머니 집에 머물면서 금빛 팡도르까지 맛본 죽음의 신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풀어져버린다. 이때 할머니가 죽음의 신에게 말한다. “이제 갑시다” 꾸미기 위한 진주가 지나치면 진주가 사람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진주를.. 2025. 1. 23.
산화비괘(山火賁卦䷕) (3) - 큰 무늬는 자질구레 칠하지 않는다 산화비괘(山火賁卦䷕) (3) - 큰 무늬는 자질구레 칠하지 않는다 오늘날 아름답게 꾸미는 장식(裝飾)은 너무 성하다. 신발, 옷, 머리스타일, 허리띠, 시계, 목걸이, 귀걸이, 반지, 팔찌, 발찌, 문신, 성형, 자동차……. 겉으로 드러나는 꾸밈에 너무 치중되어 있다. 산화비괘를 보면서 꾸밈의 본질을 생각해본다. 신체나 겉모습을 꾸미는 것도 그 근본은 몸 자체를 꾸미는 데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몸이 군살 없이 잘 단련되어 있고, 걷거나 뛰는 모습이 힘차고 탄력이 있으면, 물이 올라 온몸에서 윤기가 나면 신발이나 옷 등의 꾸밈이 없어도 얼마나 빛나고 아름다울까. 물론 요즘 헬스나 크로스핏 등으로 육체를 단련하여 꾸미기도 한다. 그러나 일과 육체의 단련이 너무 괴리되어 있고, 가시적이고 상업적으로 경쟁.. 2023. 4. 30.
산화비괘(山火賁卦䷕) (2) -효사 산화비괘(山火賁卦䷕) (2) -효사 ‘초구는 발을 꾸미니 수레를 버리고 걷는다.’ 발을 꾸민다는 것은 꾸밈의 시작이고 기본이다. 신발을 신고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수레를 타는 것 모두 꾸밈이다. 발을 꾸미는 것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옷이나 화장이나 자동차 등 모든 것을 잘 꾸몄다 하더라도 맨발이거나 슬리퍼를 신고 있거나 발이나 걸음걸이가 이상하면 모든 꾸밈이 망가진다. 반대로 다른 것을 별로 꾸미지 않았더라도 발이나 걸음걸이가 올곧으면 전체적으로 멋있다. 자동차를 버리고 걸어갈 때 멋있는 것은 꾸밈의 기초가 튼튼한 것이다. 발을 꾸민다는 것은 비싼 신발을 신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신발과 상관없이 불편하지 않은 발과 좋은 걸음걸이는 얼마나 멋있는가. 인간은 자동차를 타면서부터 이 멋을 잃어버.. 2023. 4. 29.
산화비괘(山火賁卦䷕) (1) 산화비괘(山火賁卦䷕) (1) 산화비괘(山火賁卦䷕)는 '무늬',  ‘꾸밈’, ‘장식’이다. 꾸밈은 문(文)이다. 꾸밈은 꾸미지 않음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 꾸미지 않은 것은 사물의 본질, 바탕으로 질(質)이다. 꾸밈의 대상은 물질과 정신, 구체와 추상 모두 해당된다. 사물의 꾸밈은 무늬, 채색, 얼룩이다. 사상이나 문화의 꾸밈은 등급과 명분, 차례와 항렬을 나타낸 예의, 관습, 제도, 사상이다. 꾸밈은 강유(剛柔), 음양(陰陽)이 교차하고 섞이어 나타나는 변화이다. 옷도 화장도 신발도 헤어스타일도 꾸밈이고 지적 소양(素養)도 꾸밈이다. 하늘의 꾸밈은 천문(天文)이고 인간 사회의 꾸밈은 인문(人文)이다. 꾸밈이 없으면 바탕이 드러날 수 없고, 꾸밈이 과하면 바탕이 왜곡된다. 객관적인 기준은 없지만 바탕이나 .. 2023.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