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불은 두말할 필요없이 생존에 중요한 요소다.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우선적이고 중요할까.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물일 것이다. 선천팔괘의 세로축은 하늘[건괘(乾卦☰)]과 땅[곤괘(坤卦☷)]이다. 하지만 후천팔괘의 세로축은 물[감괘(坎卦☵)]과 불[이괘(離卦☲)]이다. 가로축은 우레[진괘(震卦☳)]와 못[태괘(兌卦)]이다. 세로와 가로 중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세로축이다. 세로는 날줄 경(經)이고 가로는 씨줄 위(緯)다. 변하지 않는 법식과 도리를 경전(經典)이라 한다. 위전(緯典)이라 하지 않는다. 종(縱)과 횡(橫)의 경우도 횡행(橫行), 횡사(橫死) 등 부정적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주역 상경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하늘[중천건괘(重天乾卦䷀)]이고 그 다음에 땅[중지곤괘(重地坤卦䷁)]이..
『뜻으로 본 한국역사』 읽기 22일차 283~286쪽 회칠한 무덤 -세조는 산업을 장려하고 법전을 편찬하고, 여진 정벌 등으로 명군이 되고, 그후 예종·성종 때도 태평성대가 되었다.-하지만, 골육과 충신과 의인의 죽음을 밟고 만든 그 시대는 회칠한 무덤과 같다.-생육신이라 불리는 김시습·원호·이맹전·조여·성담수·남효온은 그 시대를 부끄러워하며 벼슬을 하지 않고 의(義)를 지켰다.-김시습(金時習)은 호탕하고 영민하며 소탈하면서도 곧고 바른 천재였으나, 단종 폐위 소식을 듣자 머리 깎고 중이 되었다. *김시습의 시습(時習)은 『논어』 학이(學而) 편에 나오는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때때로 그것을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에서 취했으리라. 습(習)은 거듭이고 익힘이다. 거듭 거듭 반복하다보면 익혀..
『뜻으로 본 한국역사』 읽기 21일차 271~282쪽 의인의 피 -단종을 복위시키려 했던 모의가 김질이 변심하여 일러바치는 바람에, 그에 가담한 성삼문·박팽년·하위지·유응부·유성원·이개가 사형당했다. -사육신(死六臣)의 혼은 금보다 참되고 정성은 불보다 더 뜨거웠다. -사육신의 죽음은 세조와 그 무리가 지은 죄값이다. -밀알이 땅속에 들어가듯이 의(義)는 자기를 버림에 의해서만 살아난다. -세조는 한갓 신하를 다스렸는지 몰라도 어린 단종은 쫓겨나서도 민중을 다스렸다. *죽어야 산다는 것은 역설이다. 하나의 씨앗이 죽음으로 새 생명이 탄생한다. 하나의 씨앗이 죽어 하나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가 다시 태어난다. 한 알의 콩은 한 줄기로 자라나 수십 수백 개의 열매를 맺는다. 의(義)로움도..
『뜻으로 본 한국역사』 읽기 20일차 261~270쪽 무너진 토대 -세종을 이은 문종은 총명하고 인자했으니 재위에 오른 지 2년 만에 죽었다. -단종의 숙부 수양대군이 충신들과 단종을 죽이고 왕이 되었다. - 정치의 표준, 학문 연구의 풍토, 훈민정음 발표, 생활 안정 등 세종이 세워 놓은 문화의 토대를 세조와 그를 부추기거나 그에 빌붙은 신하들이 무너뜨렸다. *주문왕이 죽은 뒤 성왕의 숙부인 주공이 했던 것처럼, 수양대군이 단종을 잘 보필했더라면, 세종이 닦아 놓은 문화의 토대가 잘 이어졌을까? 어쨌거나 수양대군은 인품이든 능력이든 주공에 견줄 깜냥이 아니었던 것이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 읽기 19일차 253~260쪽 쓸데없어진 세종의 다스림 -세종은 훌륭했으나 민족의 혼과 얼을 소생시키지 못했고, 부러진 중축을 세우지는 못했다. -훈민정음은 민족 자각 운동의 싹틈이다.-이종무의 대마도 정벌과 김종서의 육진 개척은 민족의 기세를 올릴 수 있는 기회였으나, 유교와 사대모화에 빠진 신하들의 반대로 시들어 떨어지고 말았다. *세종은 훌륭한 지도자였고 민족의 부흥의 기회도 만들었다. 세종이 만든 훈민정음은 모든 기록이 디지털화되는 현대에 어느 문자체계보다 탁월한 효능감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한글을 가져다 써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뛰어난 지도자가 나타나 민족 발전의 기회를 만들어도 신하들이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면 계속 이어지지 못한다. 세..
離 利貞 亨 畜牝牛 吉 彖曰 離 麗也 日月 麗乎天 百穀草木 麗乎土重明 以麗乎正 乃化成天下柔 麗乎中正故 亨 是以畜牝牛也吉 象曰 明兩 作離 大人 以 繼明 照于四方 *離:(리) 떠나다, (여) 달라붙다 *麗: (려) 곱다, 붙다 . (리)걸리다 -정이천: 밝음, 붙어 의존함 붙어 의지하는 데는 올바름을 굳게 지키는 것이 이롭고 형통하니, 암소를 기르듯이 하면 길하다. 「단전」에서 말했다. ‘이’란 붙어 있음이다. 해와 달이 하늘에 붙어 있고 오곡백과와 초목이 땅에 붙어 있다. 잇단 밝음으로 올바름에 붙어서 세상을 교화하여 완성한다. 유함이 중정에 붙어 의지하므로 형통하니, 그래서 “암소를 기르듯이 하면 길하다” 「상전」에서 말했다. 밝음이 이어져 둘인 것이 이괘의 모습이니, 대인이 이를 본받아 밝음을 계승하..
『뜻으로 본 한국역사』 읽기 18일차 247~252쪽 중축이 부러진 역사 -이성계의 조선 건국은 중축이 부러진 역사다. 책임과 민족 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따라가도 따라가도 잡을 수 없는 별이기 때문에 영원한 길잡이가 되는 것이다. 현실의 낮고 가까운 것보다 이상의 높고 먼 것을 따르려는 그 정신, 그 기개가 민족을 살린다. 인생은 정신에 살고 기개에 산다. -이성계는 고려 마지막에 한때나마 새 기운을 넣어준 공은 있지만, 그에게 덕과 인의(仁義)가 없다. 그래서 명리배(名利輩)가 모이고 민족의 역사는 ‘함흥차사’처럼 되었다. *이상과 현실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이상이 없으면 현실도 없고, 현실이 없으면 이상도 없다. 현실이 만족스럽다고 안주하면 몸과 정신이 망가진다. 현실이 어려울 땐 강..
『뜻으로 본 한국역사』 읽기 17일차 243~246쪽 수난의 오백 년 -4천 년 넘게 한민족이 지어온 역사 변천은 그들이 살아온 만주와 반도의 산줄기 생김으로 비겨볼 수 있다.-단군시대는 백두산이 만주와 반도의 정기를 모아 높고 빛나는 이상을 가진 시기였다. -열국시대는 백두산의 정기가 내려오며 산줄기와 봉우리를 이루는 모습처럼 위대한 사명을 다하려고 다투던 시대였다. -삼국 시대는 개마고원, 마식령, 금강산으로 이어지듯 단군시대 이후 가장 볼만한 때를 이룬다. -신라는 태백산 남쪽 줄기처럼 이미 등뼈를 상했다.-고려는 지리산에 이르러 마지막 힘을 써 보고는 등뼈 줄기를 아주 잃어버린 형세와 같다. -조선의 오백 년은 지리산 남쪽 갈기갈기 갈라지는 낮고 약한 산줄기와 같다. -일제 시대는 아예 물속으로 ..
『뜻으로 본 한국역사』 읽기 16일차 225~242쪽 최영과 이성계 -최영은 진취적이고 자주독립적이며, 이상적이고, 의리 우선적이다. 반면에 이성계는 보수적이며, 사대 예속적이며, 현실적이며, 권리 우선적이다.-북벌을 주장한 최영이 출병하도록 하여, 이성계가 반란을 일으켜 나라를 빼앗아 창업주가 되었다. -이제는 역사의 무대가 아주 장백산 남쪽으로 국한이 되고 말았다. *진취와 보수, 자주와 예속, 이상과 현실, 의리와 권리…어느 한 쪽만 있는 경우는 없다. 어느 한 쪽이 너무 강할 때, 이를테면 ‘이상주의자’, ‘보수주의자’라고 지칭하여 규정해버린다. 실제 살아갈 때는 적절한 중용과 조화가 필요하거나, 때에 따라 어느 한 쪽을 더 강하게 해야 한다. 저자도 최영과 이성계가 합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
『뜻으로 본 한국역사』 읽기 15일차 217~224쪽 팔만경판에 새긴 뜻 -몽고의 흉악함은 거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몽고 군사가 지나가면 개, 닭소리가 없어졌고, 몽고 장군 치라다이가 왔을 때는 30만여 명이 사로잡혀 갔다. -내 몸속에는 몽고, 되놈, 왜놈, 아라사놈의 피가 얼마나 섞였을까. 역사의 흐름에 맑은 물, 흐린 물 따로 없다.-몽고군에 대항해서 김경손, 박서 같은 무신은 처절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임금은 백성을 버리고 강화섬으로 서울을 옮기고, 거기서도 잔치로 날을 보냈다.-임금은 몽고의 공주를 왕비로 삼아야 했고, 태자는 몽고에 볼모로 가 있어야 했고, 나라의 조그만 일까지 몽고의 간섭을 받아야 했으며, 여러 문화와 제도가 몽고의 영향을 받았다.-팔만경판은 임금이 백성을 버리고 강화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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