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열전8 거짓말, 의심과 믿음 “옛날 [효자로 유명한] 증삼이 비읍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노나라 사람 가운데 증삼과 이름과 성이 똑같은 자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어떤 사람 가운데 증삼과 이름과 성이 똑같은 자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어떤 사람이 와서 증삼의 어머니에게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했지만 그 어머니는 조금도 흔들림 없이 태연하게 베를 짰습니다. 조금 뒤 또 한 사람이 와서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라고 했지만 그 어머니는 역시 태연하게 베를 짰습니다. 그러나 조금 뒤 또다시 한 사람이 와서 증삼의 어머니에게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하자 그 어머니는 베 짜던 북을 내던지고 베틀에서 내려와 담을 넘어 달아났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어진 증삼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세 사람이나 그를 의심하자 겁을 먹었습니다. .. 2025. 3. 7. 자객, 형가 사마천의 『사기열전』 중 자객열전에서 ‘형가’에 대한 분량이 가장 많다. 자객 ‘형가’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형가’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고, ‘영웅’이라는 영화도 있다. 형가는 자객으로서 실패했다. 모든 실패가 그렇듯 자객도 실패했을 때가 더 안타깝고 애틋한 법일까. 형가가 노린 대상이 워낙 거물인 진시황이라서 그럴까. 연나라 태자 단은 형가에게 높은 벼슬과 고급 음식, 수레와 말과 아름다운 여인을 보내 기분을 맞춰준다. 하지만 형가는 지금 떠나 봐야 믿을 만한 것이 없으면 진왕에게 가까이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진왕이 번오기 장군의 목에 황금 1000근과 식읍 1만 호를 내걸어 찾고 있으니, 번 장군의 머리와 연나라 독항의 지도를 진왕에게 바친다면 진왕은 반드시 기꺼이 신을 만날 것이라고.. 2025. 3. 1. 자객, 전제 전제는 오나라 사람이다. 초나라에서 도망온 오자서가 전제의 능력을 알아보았다. 오자서는 오나라 왕 요에게 초나라를 치면 유리한 점을 말했다. 이에 대해 오나라 공자 광은 오자서가 초나라를 치려는 것은 사사로운 원수를 갚기 위한 것이지 오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오자서는 공자 광이 오나라 왕을 죽이려는 것을 눈치챘다. 오자서는 전제를 공자 광에게 추천했다. 공자 광의 아버지는 오나라 왕 제번이다. 제번에게는 여제, 이말, 계자 세 명의 아우가 있었다. 제번은 계자가 현명을 알고 아들을 태자로 세우지 않고 계자에게 나라를 맡기려고 했다. 제번이 죽자 왕위는 여제에게 전해졌다. 여제가 죽자 제왕 자리는 이말에게 전해졌다. 이말이 죽자 제왕 자리는 계자에게 전해져야 했지만, 계자는 제왕이 되고 싶지.. 2025. 2. 28. 나를 알아준다면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남들이 알아줌으로써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자존감도 생긴다. 공자와 그 제자들도 자신들을 알아주고 써 달라고 군주를 찾아다니며 유세(遊說)했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던진 이야기로는 섭정과 섭영만한 사람이 없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사마천의 『사기열전』 ‘자객열전’ 편에 나온다. 섭정은 원수를 죽이고 어머니, 누나 섭영과 함께 제나라에 숨어 가축 잡는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한편, 엄중자란 사람이 한나라 재상 협루와 사이가 매우 나빠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 달아나 자기 대신 협루에게 보복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엄중자가 섭정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와 사귀기를 청하고 자주 오갔다. 엄중자가 .. 2025. 1. 27.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