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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4

무소유와 영웅 가지고 있는 것에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유혹적이다.가지고 있는 것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가지고 있는 것을 고수(固守)함으로써 안심할 수 있다. 전진하지 않는 것, 지금 있는 곳에 머물러 있는 것, 오래 된 것, 시험된 것은안전하거나 안전해보인다.  처음 어릴 때 육체와 어머니의 젖만이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그 다음 우리는 어머니, 아버지, 형제자매, 장난감을 ‘갖게’ 된다.그 다음 우리는 지식, 직업, 사회적 지위, 배우자, 자녀들을 ‘얻게’ 된다.  조심성 많고 무언가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안정감을 느끼지만 그들은 필연적으로 불안하다. 재산도, 지위도, 친구도, 생명도 무엇이든 가지고 있는 것은 잃을까봐 항시 걱정하고 두려워하게 된다.더 잘 보호받기 위해서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망 때문에 방어적.. 2025. 2. 3.
존재 양식 프롬의 존재양식은 능동적이다. 능동적이라는 것은 힘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을 새롭게 하는 것, 성장하는 것, 넘쳐 나오는 것, 사랑하는 것, 고립된 자아의 감옥(監獄)을 초월하는 것, 관심을 갖는 것, 경청하는 것, 주는 것을 의미한다.  존재양식은 경험이고 경험은 말로 기술할 수 없다. 말로 표현하는 순간 그 경험은 없어진다. 말은 경험을 가리키지만 경험은 아니다.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페르소나 즉 가면이다. 남들에게 보이는 자아이다. 이는 노자의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와 상통한다. ‘도(道)를 도라고 말할 수 있으면 그것은 항상의 도가 아니다’ 프롬의 ‘존재’는 노자의 ‘도(道)’와 유사하다.  푸른 유리가 푸르게 보이는 것은 푸른 색의 파장을 보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 2025. 2. 2.
슬픔의 소유와 존재 어릴 때는 울 일도 많았다. 배가 고파도 울고, 배가 아파도 울었다. 무서워서 울고 놀라도 울었다. 싸우다가 맞아서도 울고 억울해도 울었다. 가끔 슬퍼서 울기도 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울면 약하게 보인다. 대체로 아버지들은 자식들이 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그래서 울지 못하게 했다. 넘어져 다쳐도, 싸우다 맞아도 울음을 참아야 했다. 울다가 아버지한테 들키면 또 맞아야 했다. 울음을 참다 보니 슬픔을 느끼는 감정마저도 무뎌졌다.  에크하르트는 모든 것 즉 물건들, 재산, 지식, 사상뿐만 아니라 의례, 선행까지도 모두 소유와 갈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서는 ‘나쁘지’ 않은데 나쁘게 변한다. 문제는 소유의 대상들에 대한 집착이다. 집착할 때 그 사람의 자유를 해치는 쇠사슬이 .. 2025. 1. 26.
존재양식으로서의 앎 기억하는 것이 많으면 생존에 유리하다. 기억(記憶)이란 말 자체가 지나간 일을 잊지 않음이니 소유에 가깝다. 지나간 일을 많이 기억하면 현재나 미래의 똑똑하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은 머리가 좋다고 말한다.  5~60년대만 해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문자로 적어놓지 못하니 순전히 기억에 의존해야 했다. 집안의 제사 다른 집의 경조사, 가족의 생일, 농사에 필요한 절기와 해야 할 일 등을 모조리 기억했다. 절박한 만큼 기억도 정확했다. 돈의 단위도 외워서 익혔고, 지명을 나타내는 문자도 이미지로 기억했다.  우리는 기억하기 위해 종이에 적어둔다. 하지만 종이에 적는 순간 기억은 소외되어 버린다. 또 기억하기 위해 적어놓는 행위가 기억력을 감퇴시킨다. 휴대폰이 발달하면서 우리.. 2025.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