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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소유와 존재

by 두마리 4 2025. 1. 26.

어릴 때는 울 일도 많았다. 배가 고파도 울고, 배가 아파도 울었다. 무서워서 울고 놀라도 울었다. 싸우다가 맞아서도 울고 억울해도 울었다. 가끔 슬퍼서 울기도 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울면 약하게 보인다. 대체로 아버지들은 자식들이 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그래서 울지 못하게 했다. 넘어져 다쳐도, 싸우다 맞아도 울음을 참아야 했다. 울다가 아버지한테 들키면 또 맞아야 했다. 울음을 참다 보니 슬픔을 느끼는 감정마저도 무뎌졌다.

 

에크하르트는 모든 것 즉 물건들, 재산, 지식, 사상뿐만 아니라 의례, 선행까지도 모두 소유와 갈망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들은 그 자체로서는 나쁘지않은데 나쁘게 변한다. 문제는 소유의 대상들에 대한 집착이다. 집착할 때 그 사람의 자유를 해치는 쇠사슬이 된다.

 

슬픔이나 우울도 갈망의 대상일까. 슬픔도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 마땅히 슬픈 일이면 슬퍼해야 한다. 슬픔을 참는 것은 좋지 않다. 슬픔을 참거나 지나치게 슬퍼하는 것은 소유 양식의 삶이다. 그것도 일종의 집착이다. 슬픔에 집착하면 슬픔에 빠지게 되고, 헤어나지 못하면 우울증이 된다.

 

에크하르트는 말한다. 소유 양식을 타파하는 것이 모든 진정한 능동성의 조건이다. 존재는 소유자기속박자기중심주의의 반대이다.

 

(공백 포함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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