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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5

어쩌면 만나고 있을 땐 만남을 모른다, 어쩌면헤어져 있을 땐 이별을 모른다, 어쩌면 어쩌면, 사랑하고 있을 땐 사랑을 모른다어쩌면, 살아 있을 땐 삶을 모른다 사랑하기 위해 이별한다, 어쩌면그리워하기 위해 헤어진다, 어쩌면 어쩌면, 말도 안 되는 말 속에 참뜻이 있다 2024. 6. 30.
사랑일까 내가 좋아하는 매력적인 상대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매력을 느끼는 만큼 그 상대는 내가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꼭 관심이 없는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 내가 매력을 못 느끼는 것에 비례해서 상대는 내가 매력적인 모양이다 아무튼 내가 좋아하면 그것도 일방적으로 혼이 빠질만큼 좋아하면 어찌 그 앞에서 얼굴이 빨개지지 않으랴, 목소리도 떨리지 않을 수 있으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대한테라면 멋있게 쿨하고 태연자약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내가 매력을 느끼는 사람을 유혹하는 건 정말 어려울 것이고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유혹하기란 쉽지 않을까 사랑은 나를 버리게 만든다 그렇게도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던 내가 사랑을 하게 되면 나는 온데간데 없고 철저히 사랑하는 그 상대가 좋아할 만한 일.. 2024. 3. 12.
사랑 아름다운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김광석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고 노래했다. 과연 그럴까. 너무 아픈 사랑이야말로 찐 사랑이 아닐까. 아프지 않는 사랑이 사랑일까. 그런 사랑을 어디가서 사랑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적어도 많이 아팠지만 잘 이겨내고 결국은 겪은 아픔보다 더 큰 기쁨을 얻는 사랑을 성취해야 조금 재미있는 사랑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아프지 않는 사랑 이야기가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는 경우가 있던가. 최고의 사랑은 너무 아픈 사랑, 비극적인 사랑, 보이지 않는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짝사랑이 아닐까. 황동규는 「즐거운 편지」에서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고 노래한다... 2023. 11. 27.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그놈과 내가 헤어진 건 그놈은 지가 필요할 때만 연락했다 그놈은 나는 항상 지가 필요한 줄 아는 놈이다 내가 필요할 때 그놈은 대꾸도 안 했다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어느 날 갑자기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놈은 필요만 사랑인 줄 아는 놈이다 나는 그놈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만나고 싶다 필요하지 않을 때도 만날 수 있는 게 사랑 아닐까 그놈도 나도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말한 적이 없다 그놈과 내가 헤어진 건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그놈과 나는 만난 적이 없을 지도 모른다 2023.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