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움32 존재 양식 프롬의 존재양식은 능동적이다. 능동적이라는 것은 힘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을 새롭게 하는 것, 성장하는 것, 넘쳐 나오는 것, 사랑하는 것, 고립된 자아의 감옥(監獄)을 초월하는 것, 관심을 갖는 것, 경청하는 것, 주는 것을 의미한다. 존재양식은 경험이고 경험은 말로 기술할 수 없다. 말로 표현하는 순간 그 경험은 없어진다. 말은 경험을 가리키지만 경험은 아니다.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페르소나 즉 가면이다. 남들에게 보이는 자아이다. 이는 노자의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와 상통한다. ‘도(道)를 도라고 말할 수 있으면 그것은 항상의 도가 아니다’ 프롬의 ‘존재’는 노자의 ‘도(道)’와 유사하다. 푸른 유리가 푸르게 보이는 것은 푸른 색의 파장을 보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 2025. 2. 2. 비 오는 아침 비가 온다. 겨울에 오니 겨울비다. 이슬비랄까, 가랑비릴까, 그냥 맞기엔 좀 부담스러울 정도의 빗줄기다. 8시 20분쯤 집을 나섰다. 종가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교육청 정문에서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건넜다. 교육청을 지나서 산업로 횡단보도를 건넜다. 유곡푸르지오아파트와 유곡E편한세상 아파트 사이로 난 평동3길을 지났다. 평동2길을 걸으며 빈집과 빈집처럼 보이는 주택들을 지나 오래된 아파트 사이로 난 길을 빠져나오니 유곡로다. 태화동복지센터를 지나는데, ‘악덕사장’이라는 식당 간판이 보였다. 고객한테 악덕일리는 없다. ‘사장’은 종업원에 대한 이름이다. 종업원한테는 악덕(惡德)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다그치겠지만, 그만큼 고객한테는 최선의 서비스를 하겠다는 뜻인가. 어쨌든 튀는 이름이고 관심을 끄는 데는.. 2025. 2. 1. 결혼은 미친 짓일까 2002년에 개봉된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가 있었다.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혼기를 넘겼는데도 결혼하지 않은 자식이 있으면, 온 집안의 걱정거리였다. 결혼을 하지 않으면 미친 짓이었다. 요즘은 2002년에 비해 결혼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는 훨씬 많아졌다. 결혼 적령기도 경계가 허물어져 마흔 넘어서 쉰 넘어서도 결혼한다. 결혼도 선택이고, 자식을 낳는 것도 선택이다. 이혼이나 재혼, 싱글도 많아졌다. 비혼으로 사는 것도 옛날에 비해서 훨씬 자유롭다. 주역에는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루어 합치하는 뜻을 담고 있는 괘는 네 개다. 택산함(澤山咸䷞)은 감응으로 연애괘라 불린다. 택(☱)은 소녀(少女) 또는 여성 성기를 상징한다. 산(☶)은 소남(少男) 또는 남성 성기를 상징한다. 여성이 위에.. 2025. 1. 28. 나를 알아준다면 사람들은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누구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남들이 알아줌으로써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자존감도 생긴다. 공자와 그 제자들도 자신들을 알아주고 써 달라고 군주를 찾아다니며 유세(遊說)했다. 자신을 알아주는 이를 위해 기꺼이 목숨까지 던진 이야기로는 섭정과 섭영만한 사람이 없다. 이 두 사람의 이야기는 사마천의 『사기열전』 ‘자객열전’ 편에 나온다. 섭정은 원수를 죽이고 어머니, 누나 섭영과 함께 제나라에 숨어 가축 잡는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한편, 엄중자란 사람이 한나라 재상 협루와 사이가 매우 나빠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 달아나 자기 대신 협루에게 보복할 사람을 찾고 있었다. 엄중자가 섭정에 대한 소문을 듣고 찾아와 사귀기를 청하고 자주 오갔다. 엄중자가 .. 2025. 1. 27.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