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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주역 유감5

'보기'와 '보여주기'에 대해 20. ䷓ 풍지 관 風地 觀 1. 관괘(觀卦)는 읽을 때마다 막연했다. 바람이 땅 위를 불어가면 뿌옇게 일어나는 흙먼지들의 이미지만 떠올랐기 때문이다. 먼지가 많이 날려 앞이 안 보이니까 잘 보라는 건가∼했다. 더더구나 괘사의 시작이 제사를 앞두고 손 씻는 장면이라니… 바람과 제사와 손 씻기는 뭔 관계래? 싶었다. 내가 뼈대 없는 가문에서 태어나 자란 탓인지… 우리집 제사에서 손을 경건하게 씻는 어른은 못 봤다. 제사 음식도 올리지 않고 뭐지…했다. 거기다 공자님의 말씀이라는 단전은 더 어이없었다. 아니 바람 부는 거 보면서 선왕들이 나라의 방방곡곡을 살피고 백성을 살펴 가르침을 폈다고? 아놔~ 바람부는 거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다니~ 공자님의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공자님과 나의 수준 차이인가, 세대 차.. 2023. 1. 21.
'가정'에 대한 옛 사람들의 생각 37. ䷤ 풍화가인 (風火 家人 ) 모닥불 위로 바람이 분다. 불꽃이 바람따라 너울거릴 것이다. 그 모습을 상상하다보면 자꾸만 家人을 佳人으로 생각하게 되어서 ‘풍화는 집사람이야’라고 외웠다. 이 괘도 역시 나를 힘들게 했다. 열받게 했고. 괘사부터 투덜거리게 한다.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 남자는 안 바르게 해도 되나? ‘여자는 안에서 바르게 하고 남자는 밖에서~ ’아놔~ 주역 진짜 옛날 책이구나~ 초구, 집안 단속 잘해서 법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 이건 뭐 동의할 수 있다. 육이, 여자는 나서지 말고, 집안사람들 음식 잘해 먹이면 바르고 길하다. 와 너무하네. 닥치고 밥이나 해라? 구삼, 엄하게 하니 후회는 있지만 길하다네. 엄하게 한다고 하다가 가정폭력으로 기울어진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데, .. 2023. 1. 21.
'끝~!', 진짜 끝났을까? 40. ䷧ 뇌수해 雷水 解 이상하게 눈이 내릴 때는 천둥 번개를 못 봤다. 비가 내릴 때는 봤는데~ 내가 사는 남쪽에 눈이 많이 안 내려서 못 본 것일까? 아무튼, 봄이 되면 어느 날 우레가 치고 비가 내린다. 그렇게 봄비가 내리면 얼었던 땅이 풀리기 시작한다. 해(解)는 파자(破字)하면 소(牛)의 뿔(角)을 칼(刀)로 해체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해(解)는 풀다, 열다, 깨닫다, 벗기다, 용서하다, 화목하게 지내다 등등의 뜻을 가졌다. 그러니 이 괘는 우레가 치고 비가 내리면서 어려움이나 문제가 풀린다, 해결된다는 의미겠다. 바로 앞 39번 괘가 수산건(水山蹇)이다. 물, 험난함이 밖에 있고 산, 멈춤이 안에 있으니 험난한 가운데 멈춰있는 형상이다. 물이 산위에서 흘러내려오니 온갖 일을 다 겪어야 .. 2023. 1. 21.
'배움'의 길에 서 있다면 4. ䷃ 山水 蒙 산수몽 중천건, 중지곤에 이어 세 번째 괘는 수뢰둔, 처음 태어난 것들은 당연히 뭘 해야하는지 모른다. 이 막막함을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배움’이다. 그래서 네 번째 괘는 산수몽이고, 몽은 어리석음을 말한다. 蒙 (몽)= 豕 (돼지시)+ 冖(덮을 멱)+ 艹(풀초) 로 이루어진 글자지만 원래는 사람이 무엇인가를 덮어써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형상화한 글자라 한다. 그런데 금문으로 변하며 어리석음을 상징하는 돼지가 와서 ‘어리석고 우둔하여 눈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괘상으로 보면 산 아래 물이 있다. 산 아래서 솟아나는 샘물은 맑고 시원하지만, 아직은 작고,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디로 흘러 가야할지 모른다. 상징적으로 보면 산은 그침이고, 물.. 2023.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