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 뇌수해 雷水 解
이상하게 눈이 내릴 때는 천둥 번개를 못 봤다. 비가 내릴 때는 봤는데~ 내가 사는 남쪽에 눈이 많이 안 내려서 못 본 것일까? 아무튼, 봄이 되면 어느 날 우레가 치고 비가 내린다. 그렇게 봄비가 내리면 얼었던 땅이 풀리기 시작한다.
해(解)는 파자(破字)하면 소(牛)의 뿔(角)을 칼(刀)로 해체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해(解)는 풀다, 열다, 깨닫다, 벗기다, 용서하다, 화목하게 지내다 등등의 뜻을 가졌다. 그러니 이 괘는 우레가 치고 비가 내리면서 어려움이나 문제가 풀린다, 해결된다는 의미겠다.
바로 앞 39번 괘가 수산건(水山蹇)이다. 물, 험난함이 밖에 있고 산, 멈춤이 안에 있으니 험난한 가운데 멈춰있는 형상이다. 물이 산위에서 흘러내려오니 온갖 일을 다 겪어야 겠다. 여러모로 힘들다. 그래서 절름발이 건(蹇)자를 쓴다. 파자하면 찰 한(寒)자 아래 발 족(足)자가 있다. 언 발로 걸으려니 절뚝거린다. 그렇게 힘들었던 蹇괘의 시절이 가고, 이제 그 문제들이 해결되는 解괘의 시절이 온 것이다.
나의 첫 번째 주역 선생님은 31번 택산함에서 거사(?)를 치른 음양이 열 달 뒤인 40번 뇌수해에서 해산하는 거라고 하셨다. 그래서 만물이 갑탁(껍질을 뚫고 나온다)한다고.
그러면 문제가 다 해결되었으니 끝~ ㅍㅎㅎ 그럴 리가?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주역도 역시 ‘解는 해결됐으니 길하다 끝’이 아니란 거지. 이 괘의 내용을 가만히 읽다 보면 괘명은 해(解)지만 실상은 아직 문제들이 다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얘길 해준다. 험난한 상황에서 조금 벗어난 정도. 그래서 이 괘는 일단 큰 문제는 좀 벗어났는데 그래도 아직 남은 일이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하는 것에 대한 가르침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만물이 갑탁했으면 자랄 일이 남아 있고, 애를 낳았으면 키울 일이 남을 것처럼. 간신배의 손에 넘어간 나라를 찾아왔는데, 아직 잔당이 남아 있어 이들을 어떻게 소탕하지? 등등과 같이 일단 위험에서는 벗어났대도, 남은 문제들을 어찌할 것인가?
과연 雷水解괘는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비책을 알려줄까? 읽어봐야 알겠지~
한 번 더 나의 선생님을 들먹거리자면, 그분 말씀이 옛날에 주역은 군주의 학문이므로 소인에게는 절대로 가르치지 않았다고. 또한 인연이 없으면 절대 공부할 수 없다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역을 공부한다면 이미 군자의 반열에 오른 거라고... 하셨다...
군자의 눈으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풀어낼 비법을 발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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