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역으로 글쓰기/주역 유감

'가정'에 대한 옛 사람들의 생각

by 野垠 2023. 1. 21.

37. ䷤  풍화가인 (風火 家人 )

 

모닥불 위로 바람이 분다. 불꽃이 바람따라 너울거릴 것이다. 그 모습을 상상하다보면 자꾸만 家人佳人으로 생각하게 되어서 풍화는 집사람이야라고 외웠다

이 괘도 역시 나를 힘들게 했다. 열받게 했고.

 

괘사부터 투덜거리게 한다.

여자가 바르게 함이 이롭다.’ 남자는 안 바르게 해도 되나?

여자는 안에서 바르게 하고 남자는 밖에서~ ’아놔~ 주역 진짜 옛날 책이구나~

 

  초구, 집안 단속 잘해서 법도가 있어야 한다는 것. 이건 뭐 동의할 수 있다.

  육이, 여자는 나서지 말고, 집안사람들 음식 잘해 먹이면 바르고 길하다. 와 너무하네. 닥치고 밥이나 해라?

  구삼, 엄하게 하니 후회는 있지만 길하다네. 엄하게 한다고 하다가 가정폭력으로 기울어진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데, 이런 식으로 살았던 아버지들 늙어 많이 외롭더라. 근데 아내와 아이들이 희희거리면 절도를 잃은 거래. 폭력적인 것보다 웃으면서 사는 게 낫지 않나? 웃으면 복도 온다는데.

  육사, 이제 젤 심해. 집을 부유하게 하니 길하다. 이것 때문에 남자들이 종종 그러나? 자기가 벌어다 준 거 다 뭐했냐고 마누라에게 따지는 거? 많이도 안 벌어다 주믄서.

  구오, 왕이 집안사람들에게 너그럽게 대해 감동시키니 근심할 것 없이 길하다. 뭐 이 정도는 좋다. 사랑이 있는 집안이네.

  상구, 어른으로서 믿음과 위엄이 있어서 길하다네. 진짜 어른이 그러하면 좋지. 근데 안 좋은 어른 많이 봐서 자꾸 꼰대만 생각나는데~

 

  결론, 남자가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여자는 조용히 남편 말 듣고, 나서지 말고, 밥 잘해 주고, 돈 많이 불려주는 여자?

이런 여자 집에 딱 두고 남자는 齊家 끝내고, 나가서 治國, 平天下하겠다고?

 

  이럴 수가? 아무리 옛날 책이라지만 공자님이 경전이라했는데 우째 이래 편파적인고? 완전 가부장제의 끝판인데?  가정이 진짜 중요한 것 나도 안다. 학교서 애들 갈치다 보면 확실히 느낀다. 가정 교육의 중요성도 느낀다. 무조건 허용적인 것보다 하면 안 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구분할 줄 알게 가르치려면 엄하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엄마만 있는 아이들보다 아빠만 있는 아이들이 방치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가정에서 엄마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래도 사회가 변했다. 집에서 밥만 할 수 있는 처지의 여자도 별로 없는 이 시점에서 내가 아무리 오해 남발의 편파적 읽기를 했다 해도 이건 너무하다.

 

다시 읽고 어떻게 할지 고민 좀 해보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