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파동167 텃밭 2025년 3월 2일. 봄이다. 낮 최고 기온이 10도를 웃돈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 응달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이 보인다. 오후부터 3일 동안 비 예보가 있다. 상추 파종하기 좋은 날이다. 11시가 넘어서야 부랴부랴 텃밭으로 향했다. 중간에 종묘상에 들러 씨앗을 샀다. 치마상추, 적치커리, 청치커리, 적겨자 각각 1 봉지씩 샀다. 씨앗 심은 상추가 올라오기 전에 먹기 위해 모종도 조금씩 샀다. 치마상추 6포기, 장미 상추 적색 2포기, 청색 2포기, 유럽 상추 4포기, 당기 3포기를 샀다. 가게 주인이 양배추를 지금 심으면 벌레가 달라들지 않는다 하여 18포기를 샀다. 퇴비를 뿌리고 로터리를 두어 번 쳐서 두둑을 만들었다. 상추와 치커리, 겨자 등의 모종과 씨앗을 심었다. 아주 약하게 내리던 .. 2025. 3. 2. 형(亨) ‘형(亨)’자는 『주역』에서 자주 쓰이는 글자다. 괘사에 40번 나오고, 효사에 4번 나온다. 보통 ‘형통함’으로 해석한다. 중천건괘 괘사가 원형이정(元亨利貞)이다. 이를 사덕(四德)이라 부르며, 천지자연이나 춘하추동 사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따라서 원형이정은 동등한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한 글자만으로 단사(彖辭)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은 ‘형(亨)’ 자밖에 없다. 정약용은 ‘형(亨)’은 ‘팽(烹)’, ‘향(享)’과 통한다고 말한다. 형(亨)은 형통함, 팽(烹)은 삶음, 향(享)은 제사 지냄이다.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는 음식을 삶아야 하고, 또 제사를 드리면 형통하게 된다. 세 글자는 이렇게 서로 통한다. ‘문언(文言)’은 ‘글에 의지해서 그 이치를 말함’이다. 64괘 중 중천건괘와 중지곤괘.. 2025. 2. 24. 논 이야기 상속 받은 논 한 뙈기를 팔았다. 기분이 묘하다.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있었던 논이다. 객지로 나온 뒤 30여 년 간 거의 볼 일이 없었다. 논에 대한 생각도 없었다. 정작 팔고 나니 그 논에 대한 기억이 샘솟는다. 늘 가까이 곁에 있을 땐 아무 생각 없다가 떠나고 나면 생각나는 사람처럼. 논 옆에는 집안 조상의 묘가 있었다. 제법 넓은 묘역은 모내기나 타작 등 논 농사 일을 할 때는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점심이나 새참을 먹는 장소였다. 쟁기질과 쓰레질을 하시던 아버지 모습, 새참이나 점심을 해서 머리에 이고 논둑길을 오시던 어머니, 줄 맞춰 모내기를 하던 동네 아지매들 모습, 소 먹일 꼴을 베거나 모춤을 논바닥으로 던져 넣던 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늦가을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면서 들판 .. 2025. 2. 18. 바쁜 하루 2025년 2월 17일. 바쁜 하루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쿠룬타로 스트레칭을 간단히 했다. 턱걸이는 15개 한 세트만 했다. 돼지감자 차를 끓여 보온병에 넣었다. 8시쯤 언양 텃밭으로 출발했다. 기온이 1~2도 안팎인데 바람까지 불어 더 춥게 느껴졌다. 아피오스를 캤다. 비닐 멀칭을 벗겨낼 때 줄기를 타고 주렁주렁 달린 아피오스 씨알을 보는 기분이 좋다. 열매나 씨알을 크고 굵을수록 좋다. 작은 감자만한 것도 더러 나온다. 땅콩보다 작은 것은 종자로 쓴다. 석과불식(碩果不食)하여 큰 것을 종자로 써야겠지만 아피오스는 그럴 필요는 없는 듯하다. 큰 것은 먹고 작은 것을 씨로 쓴다. 10시 30분쯤 일을 끝내고 집에 오니 11시였다. 중구청 신문 기사를 처리했다. 종갓집도서관의 대형 리본 설치, 중구청 .. 2025. 2. 17. 이전 1 2 3 4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