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지 않아 그냥 흘러내리고 말
밥 한번 먹자는 말들을 한다
밥 한번 같이 먹는 사람이 많을 때는
밥 한번 같이 먹자는 말이 별것 아니다
하루 한번 이상 밥 같이 먹는 사람한테
밥 한번 먹자는 말을 하지 않는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밥을 같이 먹고
밥 먹을 때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은 식구 아닌가
밥 한번 같이 먹자는 사람이 줄어들 때
30년을 넘게 혼로 밥을 드신 어머니를 생각한다
매일처럼 밥을 같이 먹지 않는 사람과
밥 한 번 같이 먹는 일은 실로 큰일이다
밥 먹을 장소를 정하고
밥 먹을 시간을 내야 하는 일이다
밥 먹으며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일이다
그 사람의 표정과 몸피를 보는 일이다
그 사람의 신발과 머리카락을 보는 일이다
그 사람에 대한 나의 태도와 감정을
나에 대한 그 사람의 느낌을 보는 일이다
다시는 마주할 수 없을 지도 모를
그 사람의 삶을 보는 일이다
밥 한번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있는가
누가 나와 같이 밥 한번 같이 먹고 싶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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