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의 어려움과 머뭇거림, 좌충우돌, 좌절에 대한 오래된 이야기
3. ䷂ 수뢰 둔, 수뢰 준(水雷 屯) 천지가 사귀어서 처음 나온 것이 水雷 屯이다. 屯은 ‘진 치다, 수비하다, 병영, 언덕’의 의미를 지닌 ‘둔’으로도, ‘어렵다, 무리를 이루다, 견고하다, 험난하다, 태초’의 의미를 지닌 준으로도 읽힌다. 괘의 상황을 보자면 ‘준’으로 읽는 것이 더 합당할 듯하나 나는 오랫동안 ‘둔’으로 읽어서 아직 버릇처럼 ‘둔’으로 읽게 된다. 屯은 땅을 뚫고 올라오려는 싹의 모습을 형상한 글자이다. 여리디 여린 새싹이 땅을 뚫고 올라오려면 얼마나 힘들겠나? 물론 봄에 우린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 저기 돋아난 새싹을 보지만 말이다. 상(象)으로 보자면 위에 물이 있고 아래에 우레가 있다. 우레가 아래에 있는 걸 보니 물은 그냥 물이 아니라 구름이다. 구름이 잔뜩 드리워져 있고, ..
2023.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