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수(墨守)
『강의』(신영복) 독서토론 모임을 했다. 10명의 회원이 함께 했다. 마음에 드는 사상가와 그 이유를 말하는데, 묵가를 드는 회원이 많았다. 극도로 차별적인 현대 사회의 반증이리라. 묵수(墨守)라는 말이 국어 사전에 나온다. 제 의견이나 생각, 또는 옛날 습관 따위를 굳게 지킴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중국 춘추 시대 송나라의 묵자(墨子)가 성을 잘 지켜 초나라의 공격을 아홉 번이나 물리쳤다는 데서 유래한다. 묵자가 얼마나 수성(守城)을 잘했으면 현재의 국어사전에도 묵수라는 말이 실려 있을까. 묵자(墨子)의 ‘묵(墨)’이 의미하는 바는 다양하다. 하층민, 묵형(墨刑), 반체제, 먹줄, 엄격한 규율, 근검 절용, 실천궁행(實踐躬行), 거칠고 남루한 의복, 반전(反戰), 평화, 평등, 보편적 박애주의, 교리(..
2023. 9. 26.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있다. 저자 신영복 선생은 서울대와 그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교관을 하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20년 동안 복역하다 출소했다. 감옥이라는 공간은 ‘사색’을 강요한다. 사색을 할 수밖에 없으리라. 더구나 저자는 최상위 그룹에 속하는 지식인이다. 사색 도구는 책이다.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일이다. 논어, 맹자, 주역, 중용, 난중일기, 네루의 옥중서간집, 2차대전사, 춘추, 공론, 호민론, 실학, 문화사, 조사월보, 다이제스트, 토지, 들불, 장끼전, 섭동지전, 순오지, 순자, 한비자, 삼국지……. 저자가 읽은 책들이다. 저자는 서예도 하고 그림도 그린다. “수인(囚人)들은 늘 벽을 만난다. 통근길의 시민이 ‘stop’을..
2023.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