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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4

묵수(墨守) 『강의』(신영복) 독서토론 모임을 했다. 10명의 회원이 함께 했다. 마음에 드는 사상가와 그 이유를 말하는데, 묵가를 드는 회원이 많았다. 극도로 차별적인 현대 사회의 반증이리라. 묵수(墨守)라는 말이 국어 사전에 나온다. 제 의견이나 생각, 또는 옛날 습관 따위를 굳게 지킴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중국 춘추 시대 송나라의 묵자(墨子)가 성을 잘 지켜 초나라의 공격을 아홉 번이나 물리쳤다는 데서 유래한다. 묵자가 얼마나 수성(守城)을 잘했으면 현재의 국어사전에도 묵수라는 말이 실려 있을까. 묵자(墨子)의 ‘묵(墨)’이 의미하는 바는 다양하다. 하층민, 묵형(墨刑), 반체제, 먹줄, 엄격한 규율, 근검 절용, 실천궁행(實踐躬行), 거칠고 남루한 의복, 반전(反戰), 평화, 평등, 보편적 박애주의, 교리(.. 2023. 9. 26.
교사불여졸성(巧詐不如拙誠) 『강의』(신영복) ‘10장 법가와 천하 통일’ 내용 중 ‘한비자’에 대해 인용된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악양식자(樂羊食子). 악양이라는 위나라 장수가 중산국을 공격했다. 때마침 악양의 아들이 중산국에 있었다. 중산국 왕이 그 아들을 인질로 삼아 공격을 멈출 것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중산국 왕은 드디어 그 아들을 죽여 국을 끓여 악양에게 보냈다. 악양은 태연히 그 국을 먹었다. 위나리 임금이 도사찬(堵師贊)에게 악양을 칭찬하여 말했다. “악양은 나 때문에 자식의 고기를 먹었다.” 도사찬이 대답했다. “자기 자식의 고기를 먹는 사람이 누구인들 먹지 않겠습니까?” 악양이 중산에서 돌아오자 위나라 임금 문후는 그의 공로에 대하여 상은 내렸지만 그의 마음은 의심했다고 한다. 노나라 삼환의 한 사람인 맹손이 .. 2023. 9. 24.
주역의 관계론 『강의』(신영복) 3장 ‘「주역」의 관계론’을 읽고 있다. 저자는 주역을 관계론으로 보고 있다. ‘물을 긷는 그릇’으로 비유하며 판단 형식 또는 사고의 기본틀로 본다. 관상(觀相), 수상(手相)이 운명지어진 자신이 일생을 미리 보려는 것이고, 명리학이 사주팔자(四柱八字)와 같이 타고난 운명을 읽으려는 것인데 비해 주역 점은 ‘선택’과 ‘판단’에 관한 것이라고 본다. ‘대동(大同)’의 의미가 새롭니다. 의난(疑難의심이 나는 일)이 있을 경우 임금은 자신에게 묻고, 조정 대신에게 묻고, 백성들에게 묻고, 그 다음 점(占)을 쳐서 묻는다. 이 모두가 일치하는 경우 ‘대동(大同)’이라 한다. 대동단결하려면 이렇게 합의가 돼야 마땅한데, 그 의미를 생각도 안해 보고 썼던 것 같다. 주역을 개략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2023. 9. 15.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있다. 저자 신영복 선생은 서울대와 그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교관을 하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20년 동안 복역하다 출소했다. 감옥이라는 공간은 ‘사색’을 강요한다. 사색을 할 수밖에 없으리라. 더구나 저자는 최상위 그룹에 속하는 지식인이다. 사색 도구는 책이다.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일이다. 논어, 맹자, 주역, 중용, 난중일기, 네루의 옥중서간집, 2차대전사, 춘추, 공론, 호민론, 실학, 문화사, 조사월보, 다이제스트, 토지, 들불, 장끼전, 섭동지전, 순오지, 순자, 한비자, 삼국지……. 저자가 읽은 책들이다. 저자는 서예도 하고 그림도 그린다. “수인(囚人)들은 늘 벽을 만난다. 통근길의 시민이 ‘stop’을.. 2023.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