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189 장자 전문 읽기-제물론(齊物論)편(5)-여희(麗姬)의 후회 내 어찌 삶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미혹(迷惑)이 아닌 줄을 알겠는가? 내 어찌 죽음을 싫어한는 것이 어려서 고향을 떠나 돌아갈 길을 모르는 것이 아닌 줄을 알겠는가? 여희(麗姬)는 애(艾)의 국경을 지키는 관리의 딸이었다. 진(晉) 나라에서 처음으로 그녀를 데려왔을 때에는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적시었으나 급기야 진왕(晉王)의 처소로 들어가 왕과 침상을 같이하고 육미(肉味)를 맛본 뒤로는 전날에 울었던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그러니 저 죽은 이가 죽기 전에 살기를 바랐던 것을 죽어서 후회하지 않는가를 내가 어찌 알 것인가? 2025. 6. 15. 장자 전문 읽기-산목(山木)편(2)-빈 배 배가 나란히 강을 건널 때에한쪽의 빈 배가 내가 탄 배에 부딪쳐 오면비록 성급한 사람이라도 성을 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배에 한 사람이라도 타고 있으면큰소리로 사이를 떼라든가 물러가라든가 부르짖는다한번 소리쳐서 듣지 않아 세 번까지 부르게 되면반드시 욕설이 따르게 마련 먼젓번에는 성을 내지 않다가 이번에는 성을 내는 것은 먼젓번엔 빈 배였다가이번에는 배가 채워져 있기 때문 사람들이 자기를 비우고인생의 강을 흘러간다면누가 그를 해롭게 할 수 있겠는가 2025. 6. 14. 장자 전문 읽기-대종사(大宗師)편(7)-앉아서 잊다 안회가 말했다. “저는 나아졌습니다.” 중니(공자)가 물었다.“무슨 말인가?” “저는 인(仁)이니 의(義)니 하는 것을 잊었습니다.”“좋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얼마 후 안회가 다시 공자를 뵙고 말했다.“저는 더 나아졌습니다.”“무슨 말인가?”“저는 예(禮)니 악(樂)이니 하는 것을 잊었습니다.”“좋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얼마 지나 다시 안회가 공자를 뵙고 말했다. “저는 좀더 나아졌습니다.”“무슨 말인가?”“저는 앉아서 고스란히 잊었습니다.” 공자는 깜짝 놀라 물었다.“앉아서 고스란히 잊었다 함은 그게 무슨 말인가?” “손발이나 몸을 잊어버리고, 귀와 눈의 작용을 쉬게 합니다. 몸을 떠나고 앎을 몰아내는 것, 그리하여 ‘큰 트임’[대통(大通)]과 하나가 되는 것이 좌망(坐忘)입니다.” 공자가 .. 2025. 6. 12. 장자 전문 읽기-덕충부(德充符)편(6)...무정(無情)과 유정(有情) 혜자가 장자에게 물었다. “사람에게 정(情)이 없을 수 있는가?” “그렇다네.” 혜자가 물었다.“정(情)이 없다면 어떻게 사람이라 할 수 있는가?” 장자가 대답했다.“도(道)가 얼굴 모양을 주고 하늘이 형체를 주었는데, 어찌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혜자가 물었다.“이미 사람이라고 한다면 어찌 정(情)이 없을 수 있는가?” 장자가 대답했다.“내가 말하는 정(情)은 그런 것이 아닐세. 내가 말하는 정(情)이 없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으로 속상하는 일이 없다는 것, 언제나 모든 것을 그대로 놓아두고, 삶에다 억지로 군더더기를 덧붙이려 하지 않는 것을 이름일세.” 혜자가 물었다. “덧붙이지 않으면 어떻게 그 몸을 유지할 수 있는가?” 장자가 대답했다. “도(道)가 얼굴 모양을 만들.. 2025. 6. 11. 이전 1 2 3 4 ··· 4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