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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167

인간의 대지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를 읽었다. 자전적 소설이라는데, 명상록이나 수상록에 가깝다. 명언이라 할 수 있는 문장들이 많다. “사실 그 어느 것도 잃어버린 동료를 대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오랜 친구들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함께한 그토록 많은 추억들, 함께 겪은 수많은 고된 시간들, 그토록 잦았던 다툼과 화해, 마음의 움직임, 그런 보물만큼 값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 우정은 다시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떡갈나무를 심어놓고 곧바로 그 그늘 아래 몸을 피할 수 있기를 바라는 건 헛된 일이다.”  “삶이란 게 그렇다. 처음 우리는 풍요로웠고 여러 해 동안 나무를 심었지만, 시간이 그 작업을 해체하고 나무를 베어내는 그런 시기가 온다. 동료들은 하나씩 우리에게서 자신의 그늘을 걷어낸다. 그리고.. 2025. 3. 3.
자객, 형가 사마천의 『사기열전』 중 자객열전에서 ‘형가’에 대한 분량이 가장 많다. 자객 ‘형가’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형가’라는 제목의 영화도 있고, ‘영웅’이라는 영화도 있다. 형가는 자객으로서 실패했다. 모든 실패가 그렇듯 자객도 실패했을 때가 더 안타깝고 애틋한 법일까. 형가가 노린 대상이 워낙 거물인 진시황이라서 그럴까.  연나라 태자 단은 형가에게 높은 벼슬과 고급 음식, 수레와 말과 아름다운 여인을 보내 기분을 맞춰준다. 하지만 형가는 지금 떠나 봐야 믿을 만한 것이 없으면 진왕에게 가까이 갈 수 없다고 말한다. 진왕이 번오기 장군의 목에 황금 1000근과 식읍 1만 호를 내걸어 찾고 있으니, 번 장군의 머리와 연나라 독항의 지도를 진왕에게 바친다면 진왕은 반드시 기꺼이 신을 만날 것이라고.. 2025. 3. 1.
자객, 전제 전제는 오나라 사람이다. 초나라에서 도망온 오자서가 전제의 능력을 알아보았다. 오자서는 오나라 왕 요에게 초나라를 치면 유리한 점을 말했다. 이에 대해 오나라 공자 광은 오자서가 초나라를 치려는 것은 사사로운 원수를 갚기 위한 것이지 오나라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오자서는 공자 광이 오나라 왕을 죽이려는 것을 눈치챘다. 오자서는 전제를 공자 광에게 추천했다.  공자 광의 아버지는 오나라 왕 제번이다. 제번에게는 여제, 이말, 계자 세 명의 아우가 있었다. 제번은 계자가 현명을 알고 아들을 태자로 세우지 않고 계자에게 나라를 맡기려고 했다. 제번이 죽자 왕위는 여제에게 전해졌다. 여제가 죽자 제왕 자리는 이말에게 전해졌다. 이말이 죽자 제왕 자리는 계자에게 전해져야 했지만, 계자는 제왕이 되고 싶지.. 2025. 2. 28.
자객 조말 조말은 사마천의 『사기열전』 자객열전에 제일 처음에 나오는 인물이다. 조말은 용기와 담력이 뛰어났다. 노나라 장공을 섬겼다. 조말은 노나라 장군이 되어 제나라와 싸웠지만 세 번이나 져서 달아났다. 노나라 장공은 겁을 먹고 수읍 땅을 제나라에 바쳐 화친을 맺으려고 했다. 그런 뒤에도 조말을 원래대로 장군으로 삼았다.  제나라 환공이 노나라 장공과 단상에서 화친의 맹약을 맺고 있을 때 조말이 손에 비수를 쥐고 제나라 환공을 위협했다. 환공 주위의 사람들은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 제나라 환공이 조말에게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를 물었다. 조말이 대답했다.  “제 나라는 강하고 노나라는 약한데 큰 제나라가 노나라를 침범하는 것은 지나칩니다. 지금 노나라의 도성 담이 무너지면 제나라 땅으로 떨어질 만큼 깊숙이 파고.. 2025.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