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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움258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읽고 있다. 저자 신영복 선생은 서울대와 그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숙명여대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교관을 하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20년 동안 복역하다 출소했다. 감옥이라는 공간은 ‘사색’을 강요한다. 사색을 할 수밖에 없으리라. 더구나 저자는 최상위 그룹에 속하는 지식인이다. 사색 도구는 책이다.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일이다. 논어, 맹자, 주역, 중용, 난중일기, 네루의 옥중서간집, 2차대전사, 춘추, 공론, 호민론, 실학, 문화사, 조사월보, 다이제스트, 토지, 들불, 장끼전, 섭동지전, 순오지, 순자, 한비자, 삼국지……. 저자가 읽은 책들이다. 저자는 서예도 하고 그림도 그린다. “수인(囚人)들은 늘 벽을 만난다. 통근길의 시민이 ‘stop’을.. 2023. 8. 20.
고구마 캐기와 무 새싹 새로운 루틴으로 108배를 6일째 하고 있다. 오랜만에 동의보감 650쪽, 허번(虛煩)으로 인한 불면증 치료에 효과적인 처방이 나오는 부분을 필사했다. 아침에 사기열전에서 오자서 열전을 읽었다. 하지만, 오늘은 고구마와 무 새싹에 대해서 글을 써야겠다. 고구마를 캤다. 좀 이르다. 고구마를 캔 자리에 가을 배추를 심어야 했기 때문에 좀 일찍 캤다. 가을 배추 심을 땅이 없어서가 아니고, 고구마 심은 자리에 무 배추 농사가 잘 되기 때문이다. 고구마보다는 고구마 순에 더 욕심을 내니까 고구마는 별로 안 나와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고구마가 굵고 많이 나오면 기분이 좋다. 올해는 한 뿌리에 세 개 나온 것이 제일 많이 나왔다. 고구마 농사를 잘 짓는 사람은 한 포기에 10개 넘게 나온다는데 연구 좀 .. 2023. 8. 19.
비를 맞다가 신(神)을 만나다 아침에 수영장에 갈 때는 비가 안 왔다. 밀운불우(密雲不雨)의 상태였다고나 할까. 밀운불우(密雲不雨). 빽빽한 구름이 끼여 있으나 비가 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떤 일의 징조(徵兆)만 있고 그 일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은덕(恩德)이 아래까지 고루 미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주역 풍천소축괘에 나오는 말이다. 수영을 다 하고 나오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잠시 망설이다. 비를 맞으며 걸었다. 큰 나무가 있으면 나무 밑으로 걸었다. 벌 두어 마리가 댕강나무 꽃잎 사이로 날았다. 비가 안 올 때 나왔다가 미처 못 들어갔는지, 비가 오는 걸 무릅쓰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비를 맞았다. 어릴 때 시골에서는 비를 맞는 일이 많았다. 우산이 귀하기도 했고, 갑자기 오는 소나기는 피하기 .. 2023. 8. 18.
세난(說難) 사마천의 사기열전 한비자 편에 세난(說難)이 나온다. 세난(說難)은 유세(遊說)의 어려움이다. ‘유세’는 자기 의견 또는 자기 소속 정당의 주장을 선전하며 돌아다니는 것이다. 요즘은 ‘선거 유세’, ‘방송 차량을 이용한 유세 활동’ 등의 예에서 보듯이 후보자가 유권자인 국민을 상대로 설득을 한다. 한비자가 유세하던 시대에는 그 대상이 군주였다. 한비자는 유세의 어려움에 대해 말한다. “유세의 어려움은 군주라는 상대방의 마음을 잘 파악하여 내 주장을 그 마음에 꼭 들어맞게 하는 데 있다”, “군주에게 허물이 있을 때 유세자가 주저 없이 분명하게 바른말을 하고 교묘한 주장을 내세워 그 잘못을 들추어내면 그 몸은 위태로워진다” “유세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장점을 아름답게 꾸미고 단점을 덮어 버릴 줄 아는 .. 2023.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