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움255 운칠기삼(運七技三)일까 정부가 지난 7월 27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한도를 1억5000만원까지 상향하는 정책이 있다. 남녀의 몫을 합치면 3억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다. 대상을 조사해보니, 하위 90%는 사실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운(運)이 7할이고 기(技)가 3할이라는 뜻이다. 국어사전에는 등재가 되어 있지 않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는 운(運)에 달려 있는 것이지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 때 싸는 말이다. 화투 칠 때 많이 하는 말이다. 실력이 좋아봐야 운 좋은 놈에게는 못 당한다는 뜻으로 쓴다. 농담삼아 앞에서 날아오는 돌은 운명(運命)이고 뒤에서 날아오는 돌은 숙명(宿命)이라고 한다. 말장난이다. 운명(運命)이나 .. 2023. 8. 5. 말하지 않고 말하기 『한시미학산책』(정민)을 읽고 있다. 두 번 째 이야기 제목은 그림과 시, ‘사의전신론(寫意傳神論)’이다. 사의(寫意)는 그림에서, 사물의 형태보다는 그 내용이나 정신에 치중하여 그리는 일이다. 전신(傳神)은 그려진 사람의 얼과 마음을 느끼도록 그리는 일이다. ‘사의전신’은 경물을 통해 뜻을 묘사하고 정신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리지 않고 그리기’를 말한다. 화제(畫題)를 주면, 화제의 의미를 그림을 통해서 표현해야 한다. 이를테면 ‘어지러운 산이 옛 절을 감추었네(亂山藏古寺)’가 제목으로 출제되었다. 어떤 그림이 최우수작으로 뽑혔을 것 같은가. 숲 속 작은 길에 중이 물동이를 지고 올라가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 뽑혔다. 소치 허련에게 고종이 춘화도를 한 장 그려 바치라고 명령했다. 어떤 그림을 그렸을 것.. 2023. 8. 4. 지룡(地龍) 요즘은 퇴비도 비닐 포대에 담겨 비료처럼 판매된다. 옛날에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자기가 쓸 퇴비는 모두 만들었다. 집집마다 거름을 장만하는 두엄간이 한 개 이상씩 있었다. 두엄을 만드는 일차적인 방법은 가축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가축이 많았다. 소, 돼지, 염소, 닭, 토끼 등이 집집마다 대부분 있었다. 이 가축들이 싸는 똥은 퇴비가 된다. 돼지와 소를 이용하여 만드는 거름이 가장 많았다. 소마구(외양간)와 돼지마구(돼지우리) 바닥에 짚이나 건초 등을 매일 저녁 이불 깔 듯이 깔아준다. 똥만 퍼내고 바닥을 물로 씻어낼 수도 있지만 그러면 퇴비의 양이 얼마 되지 않는다. 소와 돼지들은 깔아준 건초 위에 잠을 자고, 그 위에 똥과 오줌을 싼다. 오줌은 경사지게 하여 흘러나가게 하거나 한 군데로 모이게 하여.. 2023. 8. 3. 아무래도 아무래도 감기가 걸렸다 300년이나 지나도 낫지 않는다 낫기는커녕 점점 심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감기인줄도 몰랐다 한번씩 열이 올라도 어쩌다 한번 오한(惡寒)이 들어도 그러다 괜찮지겠지 했다 몸을 식히기 위한 조심도 안 하니 뚜렷한 효능이 있는 처방도 없으니 옛날에 했던 미련한 방법으로 설탕물 태워 먹고 두꺼운 이불 뒤집어 쓰고 열을 한껏 올리려나 보다 감기 바이러스는 몇 도까지 견딜 수 있을까 2023. 8. 2. 이전 1 ··· 59 60 61 62 63 6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