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7월 27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한도를 1억5000만원까지 상향하는 정책이 있다. 남녀의 몫을 합치면 3억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받을 수 있다. 대상을 조사해보니, 하위 90%는 사실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운(運)이 7할이고 기(技)가 3할이라는 뜻이다. 국어사전에는 등재가 되어 있지 않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는 운(運)에 달려 있는 것이지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 때 싸는 말이다. 화투 칠 때 많이 하는 말이다. 실력이 좋아봐야 운 좋은 놈에게는 못 당한다는 뜻으로 쓴다.
농담삼아 앞에서 날아오는 돌은 운명(運命)이고 뒤에서 날아오는 돌은 숙명(宿命)이라고 한다. 말장난이다. 운명(運命)이나 숙명이나 같은 말이다. 생각해보면, 스스로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노력해서 부모를 선택할 수 없다.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 고모, 외삼촌 등도 마찬가지다. 가족과 친인척은 운명적으로 주어지는데 삶에 많은 영향을 준다. 동네 친구나 학교 친구도 노력으로 선택해서 만나지 않는다. 대부분 첫만남은 운명적으로 주어진다. 노력과 의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그 다음부터다.
풍수학(風水學)에서는 일문(一門), 이택(二宅) 삼명(三命), 사용(四容), 오수(五修)를 말한다. 문(門)은 가문이다. 선조로부터 이어받은 혈통 즉 유전적 요소다. 택(宅)은 출생 당시 또는 성장하면서 받는 풍수지리적 영향이다. 명(命)은 사주(四柱)로 결정된다는 운명 요소다. 용(容)이란 타고난 관상과 신체적 조건을 말한다. 수(修)란 교육과 사상 수양 등에 의해 형성되는 자질이다. 문, 명, 용은 선택하거나 노력에 의해 달라지지 않으니 운명이다. 택은 운과 노력의 반반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운이 70%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관상학(觀相學)에 신언서판(身言書判)이라는 기준이 있다. 신(身)은 첫인상, 외관이다. 언(言)은 말 잘하고, 서(書)는 글 잘 쓰는 것이다. 판(判)은 판단력이다. 이 경우는 운(運)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신(身)뿐이니 25퍼센트이다. 나머지 75퍼센트인 언서판(身言書判)은 노력과 수양에 따라 형성된다.
명리학에서도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의지와 판단이 70퍼센트쯤 되고, 태어날 때 주어진 명은 전체의 약 30퍼센트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일의 성패는 운과 노력 중 무엇에 더 크게 좌우될까.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지 오래다. 노력으로 계층 상승은 어렵다는 말이다. ‘청담국제고등학교’라는 드라마를 보면 상류층 자제들은 어릴 때부터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 픽션이기만 할까. 현재 일부 정치인들이나 권력층, 부유층의 행태를 보면 허구가 아닌 것 같다. 자기 계층이 아닌 사람들의 삶은 전혀 모르는 애들이 커서, 소통 의지도 없이 집권을 위한 조작과 쇼만 해대지 않을까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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