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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168

하루의 문을 통과하다!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감독인 호소다 마모루의 '괴물의 아이' 를 오랜만에 아들과 다시 보았다. 주인공 큐타는 집을 뛰쳐 나온 뒤 동물이 사는 세상으로 건너와 괴물의 제자가 되기 위해 엉망진창인 주변을 청소하고 일상을 정돈한다. 그리고 스승의 움직임에 집중하는 수련을 오랫동안 하면서 몰라보게 쑥 성장해간다. 아이는 어른이 되어가는 자신에게 우쭐하거나 머물러 있지 않는다. 자신이 떠나온 세상으로 다시 건너가 배우지 못한 공부를 이어가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힌다. 그러다 잊고 있었던 어린시절 자신 안에 있던 구멍과 마주하고는 그 불편하고 무서운 감정에 다시 도망치고 반항한다. ​ 마음속에 어둡고 그늘을 만드는 그 구멍을 나는 잘 안다.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도 구멍 하나를 크게 키우고 그 속에서 헤어나올 길을.. 2023. 9. 13.
108배 매일 아침 하는 운동 루틴을 하나 추가했다. 108배다. 108배를 하면 허리나 관절에 좋다는 사람도 있고 안 좋다는 사람도 있다. 108배를 한 달 정도 했다. 무릎 관절이 좋아지는지 나빠지는지 스스로 체험하면서 관찰하고 있다. 절을 한 번 하고 일어섰을 때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쭉 펴면서 온 전신의 근육을 힘을 한 번 넣는다. 거의 전신 운동이 되는 느낌이다. 절 개수를 헤아리다 이왕 하는 거 64괘를 외우면서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1중천건 2중지곤 3수뢰둔 4산수몽 5수천수 6천수송 7지수사 8수지비 9풍천소축 10천택리 11지천대 12천지비 13천화동인 14화천대유 15지산겸 16뢰지예 17택뢰수 18산풍고 19지택림 20풍지관 21화뢰서합 22산화비 23천뢰무망 24산천대축 25산지박 26지뢰복.. 2023. 9. 12.
성남프라자 성남시장은 1925년 5일장으로 시작됐다. 1967년 성남시장이라는 이름의 상 설시장으로 변화했다. 1988년 화재가 났다. 1992년에 8층 건물의 현재의 모 습을 갖추게 되었다. 울산 최대의 혼수 전문상가였다. 점포가 평당 2천만원 했었다. 지금은 1층에 여성의류, Y셔츠, 가발, 천연염색, 이너웨어, 화장품 수입용품, 신사 숙녀화, 귀금속, 가방, 악세사리, 수선, 인견, 타월, 무용복, 댄스복, 잡화 등의 매장이 있다. 2층 주로 한복 가게들이 반쪽은 빈 채로 5년째 있다. 여든이 넘은 한복 가게 할머니는 학춤 한복 전문가셨다. 옛날에는 학춤 경연대회도 있었고, 세계적인 대회에 참가도 했었단다. 옛날에는 5층까지 점포였다. 지금은 지하 1층에 콜라택, 5층에 콜라택, 3층에 롤러스케이트장, 4층에.. 2023. 9. 9.
팥빵 사러 갔다가 옷수선 할머니를 만났다 오전 11시 30분쯤 울산 중구 선우시장 평화양과점 팥빵 사러 갔다 가면서 열다섯 개를 살까 스무 개를 살까 생각했다 매대에 팥빵이 열 개 있어 다 사야지 생각했다 주인 할머니 말씀하시길 “한 번에 세 개밖에 안 팔아” 팥빵을 들어보니 한 손으로 들기 무거울 정도로 묵직했다 팥 앙금이 어마어마하게 들었다 시장 귀퉁이 돌아 나오다가 한 평도 안 되는 옷수선 가게를 만났다 좀 젊은 아주머니 한 분이 같이 앉아 있었다 26년쯤 됐다고 조그만 판자집인데 월세 2만원 낸다고 옷수선하기 전에는 조그만 슈퍼마켓을 하셨다고 여든 중반은 넘어보이는데 나이는 한사코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왜 바느질을 하냐고 남편이 45년 전에 돌아가셨단다 손발과 눈이 더 섬세해야 되는 발로 밟아서 하는 재봉틀이 기름기와 손때로 반들반들하게 .. 2023.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