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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

팥빵 사러 갔다가 옷수선 할머니를 만났다

by 두마리 4 2023. 9. 7.

오전 1130분쯤 울산 중구 선우시장

평화양과점 팥빵 사러 갔다

가면서 열다섯 개를 살까

스무 개를 살까 생각했다

매대에 팥빵이 열 개 있어 다 사야지 생각했다

주인 할머니 말씀하시길

한 번에 세 개밖에 안 팔아

 

팥빵을 들어보니

한 손으로 들기 무거울 정도로 묵직했다

팥 앙금이 어마어마하게 들었다

 

시장 귀퉁이 돌아 나오다가

한 평도 안 되는 옷수선 가게를 만났다

좀 젊은 아주머니 한 분이 같이 앉아 있었다

26년쯤 됐다고

조그만 판자집인데 월세 2만원 낸다고

옷수선하기 전에는 조그만 슈퍼마켓을 하셨다고

여든 중반은 넘어보이는데

나이는 한사코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왜 바느질을 하냐고

남편이 45년 전에 돌아가셨단다

 

손발과 눈이 더 섬세해야 되는

발로 밟아서 하는 재봉틀이

기름기와 손때로 반들반들하게 윤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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