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파동

잡초의 역설(逆說)

by 두마리 4 2023. 8. 31.

잡초는 올라오자마자 뽑아버린다

잡초는 보이는대로 뽑아낸다

잡초는 너무 커서 뽑지 못하면 낫으로 베어 버린다

그래도 어느 틈엔가 또 잡초는 자란다

자리잡고 커져버린 바랭이는 뿌리가 너무 튼튼하다

바랭이, 왕바랭이, 민바랭이, 좀바랭이, 잔디바랭이

잡초 중의 잡초, 잡초의 여왕

마디마다 뿌리박고 억세게 버틴다

씨름하듯 온몸의 힘을 다 써도 뽑히지 않는다

어쩌다 뽑아올리면 뿌리가 안고 있는 흙덩이가 한 아름이다

뽑히고 잘리다 보니 억세고 강해졌을까

 

키우고자 하는 작물은 잘 뽑힌다

안 뽑으려고 조심하는데도 어느 뽑혀져 있다

상추도 잘 뽑힌다

오이도 잘 뽑힌다

감자도 잘 뽑힌다

그나마 고구마가 좀 버티나

옥수수가 조금 힘이 있나

그래도 바랭이와 비교하면 약하기 그지 없다

너무 애지중지 보살펴 키우려고 해서 약해졌을까

 

'일상의 파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화양과점  (3) 2023.09.02
바람 피우러 간다고  (1) 2023.09.01
선우시장  (1) 2023.08.30
엄마와 아들  (1) 2023.08.29
어느 하루  (3) 2023.08.2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