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차마...
차마... “각진 각목이 어깻죽지와 등허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자신의 곧은 물성대로 활짝 펴지며 내 몸을 비틀 때, 제발, 제발, 그만, 잘못했습니다, 헐떡이는 일초와 일초 사이, 손톱과 발톱 속으로 그들이 송곳을 꽂아넣을 때, 숨, 들이쉬고, 뱉고, 제발, 그만, 잘못했습니다. 신음, 일초와 일초 사이, 다시 비명, 몸이 사라져주기를, 지금 제발, 지금 내 몸이 지워지기를,” 『소년이 온다』 123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파란 유황불의 화환(花環) 속에서 나는 눈감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몸이 없어지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 부끄러움의 재 한 줌.” 황지우의 시, 「나는 너다 44」의 일부다. 황지우는 전남 해남에서 나서 광주에서 자랐다. 5.18 당시 서울에 있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
2024.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