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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움273

책이음 얼마 전에 울산종갓집도서관이 개관됐다. 오늘 처음 도서관에 들렀다. 집에서 도서관까지 걸어가는 데 10분 남짓 걸렸다. 가로수 잎들이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보기에 즐겁다.11월 하순인데 햇살은 따스하다.  회원증을 만들었다.회원증 이름이 ‘책이음’이다.카드 하나로 전국공공도서관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하다. (스마트하다가 국어사전에 실려 있다니.)  책을 한 권 빌렸다. ‘비폭력대화’ 2024. 11. 24.
소년이 온다, 차마... 차마... “각진 각목이 어깻죽지와 등허리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자신의 곧은 물성대로 활짝 펴지며 내 몸을 비틀 때, 제발, 제발, 그만, 잘못했습니다, 헐떡이는 일초와 일초 사이, 손톱과 발톱 속으로 그들이 송곳을 꽂아넣을 때, 숨, 들이쉬고, 뱉고, 제발, 그만, 잘못했습니다. 신음, 일초와 일초 사이, 다시 비명, 몸이 사라져주기를, 지금 제발, 지금 내 몸이 지워지기를,”  『소년이 온다』 123쪽에 나오는 내용이다. “파란 유황불의 화환(花環) 속에서 나는 눈감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몸이 없어지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 부끄러움의 재 한 줌.”  황지우의 시, 「나는 너다 44」의 일부다.  황지우는 전남 해남에서 나서 광주에서 자랐다. 5.18 당시 서울에 있었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 2024. 11. 23.
친구 요청 아직 친구 아닌 그 친구는무엇 때문에 친구 요청했을까 친구라고 여기고 있는 친구들을 떠올려본다수십 년만에 한 번 만나는 친구일 년에 두어 번 만나는 친구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친구도 없구나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는 그 친구도 나를 친구로 생각할까 살아서 한 번도 안 만나는 친구는 어떨까죽어도 만날 수 없는 친구는 어떨까 만나지 않으니 이별 걱정 없는 친구는 어떨까만나지 않아, 매일 만날 수도 있는 친구는 어떨까 날 때부터 붙어있는 친구죽어야 헤어지는 친구 나와 또다른 나는 어떤가 2024. 11. 22.
솥, 밥은 혁명이다 “밥 한번 먹자” 요즘도 인사말로 밥 한번 먹자는 말을 한다. 먹는 게 중요하다.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도 한잔 한다. 밥을 같이 먹으면서 사회생활이 이루어진다. 사회적인 활동을 위해 밥을 같이 먹는다.  밥을 지으려면 솥이 있어야 한다. 옛날에는 여러 사람들이 야외에 놀러 가면 솥을 지게에 지고 갔다. 물가에나 들판에 솥을 걸어놓고 밥도 하고 국도 끓이고 고기도 삶았다. 솥에다 밥을 하고 고기를 삶으려면 나무와 불이 있어야 한다. 솥을 걸고 땔감을 해오고, 솥에다 음식을 삶고, 밥과 고기를 같이 먹으면서 하나가 되어간다.  새로운 음식을 하려면 먼저 솥을 깨끗이 비워야 한다. 만들려는 음식에 따라 재료도 적절하게 넣어야 한다. 밥만 하더라도 물을 잘 맞춰야 한다... 2024.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