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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파동168

버튼 하나로 남녀를 선택할 수 있다면 참을 수가 없도록 이가슴이 아파도 여자이기 때문에 말한마디 못하고 헤아릴수 없는 설움 혼자 지닌 채 고달픈 인생길을 허덕이면서 아 참아야 한다기에 눈물로 보냅니다 여자의 일생 1989년에 나온 ‘여자의 일생’이란 노래 가사의 일부이다. 가슴을 열고 소리내어 울어 울어 볼 날이 남자라는 이유로 묻어두고 지낸 그 세월이 너무 길어요 1997년에 나온 ‘남자라는 이유로’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이다. ‘여자의 일생’이란 노래 가사를 보면 단지 여자이기 때문에 아픔과 설움을 참아야 하고 말도 못한다. ‘남자라는 이유로’를 보면 단지 남자라는 이유로 울음을 참으며 묻어두고 지내야 하는 점이 많다. 남자와 여자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운명이다. 의지와 노력에 따라 필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결정된다. 과거.. 2024. 3. 16.
11시 40분 마감 시간 20분 전 쓸까 말까 안 쓰려고 덮었다가 노트북을 폈다 오늘 쓸 글감을 만들기 위해 아침에 글을 읽었다 『책은 도끼다』(박웅현) 4강 고은의 낭만에 취하다 젊을 때는 내가 좋아하지 않으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면 때문에 그런 면하고 상관없는 부분까지 싸잡아 싫어했다 서정주 시인의 친일을 싫어해서 그 사람의 시까지 싫어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그 사람의 시와 인간됨이 완전히 분리되지는 않지만 인간은 싫더라도 잘 쓴 시는 좋아할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인다 작가의 개인적인 이력이나 사상을 따지자면 그런 작가들이 몇 있다 고은 또한 그런 면이 있다 박웅현은 고은의 시집 『순간의 꽃』에서 인상적인 구절을 인용하며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인용한 구절들 중에서 꽂히는 구절을 적어본다 “노를 젓다가 노를.. 2024. 3. 14.
어땠을까 밥을 하기 위해 계량컵으로 쌀을 퍼담으며 생각한다 계량컵을 쓰지 않고 눈대중만으로 몇 십 년을 했으면 지금쯤 어땠을까 얼마나 떨어져 있나 거리를 재기 위해 자를 쓰면서 생각한다 자를 쓰지 않고 눈대중만으로 수십 년을 했으면 지금쯤 어땠을까 자동차로 하루에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하면서 생각한다 자동차를 타지 않고 수십 년 간 달리기만 했으면 지금쯤 어땠을까 살아가면서 태어나지 않았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는 건 태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살았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4. 3. 13.
만날까 오늘 본다, 어제 봤던 나를 오늘 본다, 지금의 나를 오늘 본다, 내일 있을 나를 매일 오늘처럼 나를 보지 않았다면 몇 십 년 전의 내가 오늘의 나인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몇 십 년 만에 만난 그는 나를 알아봤다, 하나도 안 변했다고 그는 내가 나인줄 어떻게 알았을까 나도 그를 알아보는 척, 변했지만 본 적 있는 몇 십 년 전의 나를 오늘의 내가 그리워한다 본 적 없는 몇 십 년 후의 나를 오늘의 내가 그리워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만난 적 있는 나를 이제 만날 일 없어 그리워한다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이 쌓여 어느 순간 불쑥 외로움 멍울로 맺힌다 만난 적 없는 몇 년 후의 나를 그리워하는 게 몇 십 년 전에 만났던 나를 그리워하는 것보다 나을까 만난 적 있지만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기보다 이제,.. 2024.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