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파동167 그래, 역설! [그래, 역설!] 시(詩)는 말장난을 낳고 말장난은 시(詩)를 낳는다 산꼭대기는 산골짜기를 낳고 산골짜기는 산꼭대기를 낳는다 긴 것은 짧은 것을 낳고 짧은 것은 긴 것을 낳는다 강건함은 유연함을 낳고 유연함은 강건함을 낳는다 아름다움은 추함을 낳고 추함은 아름다움을 낳는다 쉬움은 어려움을 낳고 어려움은 쉬움을 낳는다 두꺼움은 얇음을 낳고 얇음은 두꺼움을 낳는다 영광은 굴욕을 낳고 굴욕은 영광을 낳는다 밝음은 어둠을 낳고 어둠은 밝음을 낳는다 있음은 없음을 낳고 없음은 있음을 낳는다 무늬는 얼룩을 낳고 얼룩은 무늬를 낳는다 젊음은 늙음을 낳고 늙음은 젊음을 낳는다 넓음은 좁음을 낳고 좁음은 넓음을 낳는다 부자는 빈자를 낳고 빈자는 부자를 낳는다 높음은 낮음을 낳고 낮음은 높음을 낳는다 채움은 비움을 낳고 .. 2023. 5. 2. 고구마 그리고 고구마 모종을 심었다. 한 단의 부피가 작년보다 적은 것 같아 헤아리며 심어보니 115개였다. 과일이든 모종이든 개체수가 적어지는 것 같다.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을 제외한 나머지 종들의 개체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인간이 판매하는 물건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도 자연 현상에 맞춘 건가. 고구마순을 따서 나물로 먹으려면 꿀고구마가 좋다. 줄기에서 잎까지의 길이가 길고 연해서 잘 떨어진다. 요즘은 고구마보다 고구마순 나물이 더 좋다. 일일이 손으로 따서 장만해야 하니, 사먹으려면 비싸다. 어릴 때 우리집엔 고구마가 풍족했다. 방 한켠에 칸막이를 질러서 그득하게 쌓아놓고 겨우 내내 먹었다. 해마다 20가마니 넘게 했던 것 같다. 소한테도 먹이고 돼지한테도 줬다. 내다 팔아서 돈을 하지는 않았다. 밤고구마.. 2023. 4. 28.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그놈과 내가 헤어진 건 그놈은 지가 필요할 때만 연락했다 그놈은 나는 항상 지가 필요한 줄 아는 놈이다 내가 필요할 때 그놈은 대꾸도 안 했다 그러고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어느 날 갑자기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놈은 필요만 사랑인 줄 아는 놈이다 나는 그놈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 만나고 싶다 필요하지 않을 때도 만날 수 있는 게 사랑 아닐까 그놈도 나도 이제 그만 헤어지자고 말한 적이 없다 그놈과 내가 헤어진 건 그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그놈과 나는 만난 적이 없을 지도 모른다 2023. 4. 26. 싸움의 목적 싸움의 목적 지난 24일 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울산시 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안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다. 울산시의 조례와 별도로 울산시교육청의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 조례’가 있다. 두 개 모두 2020년 12월에 제정됐다. 제정 당시 시의회 구성은 민주당 의원이 다수였다. 2022년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당 의원이 다수가 됐다. 울산시의 민주시민교육 조례 폐지안이 상정되고, 교육청의 학교민주시민교육 활성 조례에 대해서도 이의가 제기되고 있는 정치적 배경이다. 이날 토론회는 찬성 측 패널 2명과 30명의 방청객, 반대 측 패널 2명과 30명의 방청객 중심으로 구성됐다. 양측의 공방이 치열했다. 물론 주장과 근거를 보고 승패를 누군가 판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럴 필요도 없고, 그 판정을 찬성과 반대 어느 .. 2023. 4. 25. 이전 1 ··· 33 34 35 36 37 38 39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