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89 주역(周易) 공부의 어려움 『주역(周易)』은 어렵다. 위편삼절(韋編三絶). 공자가 주역을 즐겨 읽어 책의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뜻으로, 책을 열심히 읽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책이 주역이라고 한다. 책의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많이 읽었다는 것은 어렵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공부를 잘 했다는 학자치고 주역에 손대지 않은 사람이 없다. 이 또한 어렵다는 증거가 된다. 물론 그만큼 심오하거나 가치 있는 진리를 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주역(周易)』은 왜 이해하기 어려울까. 일반적인 경서(經書)에 없는 괘상(卦象)이 있고, 괘사나 효사의 문장도 대화체의 서술도 아니고 객관적 진술도 아니고 논리적 주장도 아니다.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로 이해되지 않는 것이 더 많고, 한 괘 안에서 효사끼리 문장이 연결되지 않는.. 2025. 2. 15. 신년운 오늘 두 사람의 신년운을 봤다. 점을 본다는 것은 인간을 초월한 존재에게 묻는 것이다. 인간을 초월한 존재를 우리는 신(神), 천지신명 또는 절대자라고 부른다. 인간은 인간의 언어로 묻지만 신은 인간의 언어로 답해주지 않는다. 인간의 언어로 답하는 순간 신(神)이 아닌 인간이 되기 때문이다. 신은 인간의 언어가 아닌, 비나 바람 또는 지진이나 파도 등의 자연 현상이나 기호, 조짐이나 증상 등으로 답한다. 오늘 신년운은 주역괘를 뽑아서 봤다. 한 사람은 올해 건강운을 물었다. 중택태괘(重澤兌卦䷹) 6효가 변효로 나왔다. 태괘의 6효사는 ‘인태(引兌)’다. 이끌어서 기뻐함이다. 빛나지는 못함이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운이다. 일방통행은 좋지 않다. 중간 정도의 운이다. 중금(重金)이니 이를.. 2025. 2. 13. “임금 노릇이 즐겁지가 않구나!” 『한비자』 「난일(難一)」에 이런 일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 진(晉) 나라 평공(平公)이 어느 날 대신들과 술을 마시다가 술기가 얼큰히 오르자 이렇게 탄식했습니다. “임근 노릇이 즐겁지가 않구나!” 마침 평공 앞에 앉은 태사(太師) 사광(師曠)이 그 말을 듣고는 안고 있던 거문고를 던졌지요. 평공은 황급히 몸을 피했고 거문고는 벽에 부딪쳐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평공이 화가 나서 물었습니다. “태사는 누구를 해치려고 했소?” “조금 전 제 앞에서 말을 함부로 한 소인이 있어서 그 자를 쳐죽이려고 했습니다.” 사광이 엄숙하게 정색을 하고 이렇게 대답하자 평공이 다시 말했습니다. “그대가 친 건 바로 나였소.” 평공의 말에 태사는 이렇게 대꾸했지요. “어허! 조금전 그 말씀은 임금 된 사람이 하실 .. 2024. 12. 2. 들깨와 천뢰무망(天雷无妄) 어제 들깨 수확을 했다. 경작한 들깨가 아니다. 2년 전에 들깨를 한 번 심은 뒤 그 씨가 떨어져 저절로 난 것들이다. 양파를 수확한 두둑에 저절로 올라왔다. 양파의 생장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뽑았는데, 그 후에 자란 것들이다. 처음에는 잡초를 몇 번 뽑아 주었다. 들깨 한 포기가 워낙 무성하게 가지를 벌어 다른 잡초들을 모두 덮어 제대로 크지 못하게 만들었다. 노지(露地) 들깨다. 거의 야생(野生) 들깨라고 할 수 있다. 들깨의 ‘들’은 ‘야생으로 자라는’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다. 들벌, 들오리, 들국화, 들개, 들고양이 등의 낱말에서 볼 수 있다. 들깨는 재배를 하지만 야생의 생명력이 강하다. 한 번 심으면 그 씨가 떨어져 해마다 올라오고, 내버려둬도 잘 자란다. 다른 잡초들과의 경쟁력도 강하다. .. 2024. 10. 31. 이전 1 2 3 4 5 6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