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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88

무평불피(无平不陂) 무평불피(无平不陂). ‘평평한 것은 기울어지지 않음이 없다’ 주역(周易) 열한 번째 괘인 지천태괘(地天泰卦䷋)의 3효 효사에 나오는 말이다. 괘이름 ‘태(泰)’는 크고 넉넉하고 여유롭고 자유로움이다. 소통이 잘 되어 안정되고 평안한 상이다. 위에 곤괘(坤卦☷)가 있고, 아래에 건괘(乾卦☰)가 있다. 위에 있어야 할 하늘이 아래에 있어 위로 올라가려 하고, 아래에 있어야 할 땅이 위에 있어 아래로 내려가려 한다. 그래서 위와 아래의 소통이 잘 될 수 있는 모습이고 기운이다.  평평할수록 안정과 평안에 가깝다. 인간 세상도 위와 아래의 소통이 잘 되면 대체로 태평(泰平)에 가까워진다. 잘 살거나 못 살거나 전체적으로 사는 수준이 비슷하면 평안하고 행복지수도 높다. 그러나 한때 평평해지더라도 영원하지 않다. .. 2024. 7. 19.
시작과 끝 시작과 끝, 그리고 중간의 과정. 무엇이 더 중요할까. 모두 다 중요하다. 시작, 중간의 과정, 끝, 모두 잘하면 좋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하는 시종일관(始終一貫)이라는 말이 있다. 주역의 중천건괘(重天乾卦䷀)와 같다. 여섯 효가 모두 양(陽)이다. 강건하고 강건하다. 지극히 굳건하다. 시종일관 강건하기만 해서 좋을까. 인간은 그렇게 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반드시 좋기만 한 것도 아니다. 얼마 전에 끝난 프랑스오픈 결승전이 생각난다. 알카라스와 즈베레프가 맞붙었다. 즈베레프가 첫세트를 이겼다. 즈베레프는 시종일관 강하게 쳤다. 변화없이 강하게만 치면 쉽게 지친다. 알카라스는 변화를 많이 줬다. 강하게 쳤다가 약하게 쳤다가 짧게 쳤다가 길게 쳤다가 빠르게 쳤다가 느리게 쳤다 하는 식으로 변화를.. 2024. 6. 13.
곤경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정말 그럴까. 살아있는 한 아무 일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없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경우는 죽은 경우다. 일상에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것은 죽은 듯이 있으란 얘기다.  살다 보면 곤경이 닥친다. 곤(困) 자처럼 나무가 우리에 갇힌 상황과 비슷할 수 있다. 주역의 곤괘(困卦䷮) 단전에서도 그 의미를 ‘강함이 가려진 것’이라고 말한다. 태괘(兌卦☱)는 두 개의 양(陽)이 하나의 음(陰)의 가렸고, 감괘(坎卦☵)는 하나의 양(陽)이 위 아래의 음(陰)으로 가려져 있다. 강함이라도 갇히고 가려지면 어렵다. 곤괘(困卦䷮)의 괘상을 보면 연못의 물이 빠진 곤경이다. 비가 너무 안 와서 연못의 물이 .. 2024. 5. 11.
상승 누구나 상승에 대한 욕구와 욕망이 있다. 좋아지고 나아지는 쪽의 변화에는 상승(上升)을 쓴다. 신분 상승, 계층 상승, 지위 상승, 실력 상승……. 아차, 상승해서 안 좋은 것이 있긴 하군. 물가 상승!  상승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역 서괘전에서는 상승하려면 먼저 모아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을 모아야 할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승하려면 자본이 될 수 있는 것은 많이 모으는 것이 유리하다. 심리자본, 문화자본, 지식자본, 경제자본, 신체자본, 언어자본, 사회자본.  주역의 지풍승괘(地風升卦䷭)가 상승을 상징한다. 위에는 땅을 상징하는 곤괘(坤卦☷)가 있고 아래에는 바람ㆍ나무를 상징하는 손괘(巽卦)가 있다. 나무가 땅속에서 생겨나 자라서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상승은 나아가 올라가는 것이다. 상승은.. 202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