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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88

땅 위에 해가 솟아 오르듯 35. 화지진(火地晉䷢) 괘이름 진(晉)은 무슨 뜻인가. ‘진(晉)’은 ‘나아감’이다. 위로 올라가는 승진이고 발전이다. 성대해지고 전성기의 한 복판이다. 화지진(火地晉䷢)의 괘상(卦象)은 어떤가. 위에는 리괘(離卦☲)인 불ㆍ해가 있고, 아래에는 곤괘(坤卦☷)인 땅이 있다. 땅 위에 해가 솟아 오르는 모양이다. 태양이 지상으로 나와 온 천하를 밝게 비추는 모습이다. 괘사(卦辭). 晉 康侯 用錫馬蕃庶 晝日三接 진은 (나라를) 편안케 하는 제후에게 말을 많이 주고 하루에 세 번을 접하도다. 군자는 이 괘를 본받아 본래 타고난 밝은 덕을 밝게 한다. 이는 『대학(大學)』의 ‘명명덕(明明德)’과 같다. 효사(爻辭). 초육은 나아가는 듯 꺾이는 듯함에 바르게 하면 길하고, 믿지 못하더라도 넉넉하게 하면 허물이 없.. 2023. 12. 21.
크고 장성하다면 뢰천대장(雷天大壯䷡) 사람들은 대체로 큰 것을 더 좋아한다. 과일도 곡식도 가축도 큰 것이 더 상품(上品)이다. 크다고 좋은 것만이 아니고, 작은 것은 더 좋을 경우도 많은데 사람들은 더 큰 것을 추구한다. 큰 것이 절대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은 계속 확장해보면 대번에 알 수 있다. 사과나 배가 큰 것이 좋다고 한 알이 축구장 만해도 좋아하겠는가. 사람도 키 큰 사람을 좋기로서니 3미터 넘는 장신을 좋아하겠는가. 큰 것을 좋아하게 된 연유(緣由)는 알겠다. 똑 같은 품종이고 거의 똑 같은 환경에서 자랐다면 큰 것이 생장이 탈이 없었던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영양가든 맛이든 큰 것이 더 우월하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괜히 석과불식(碩果不食)이란 말이 나온 게 아닐 것이다. 또 아름다움 미(美)에.. 2023. 12. 15.
은둔 물러나거나 숨거나 피해야 할 때인가, 자리를 지키거나 맞서 싸워야 할 때인가. 상황에 따라, 역량에 따라, 이해득실에 따라, 상대에 따라 다르리라. 주역(周易) 천산돈괘(天山遯卦䷠)의 돈(遯)은 ‘피함’, ‘물러남’, ‘숨음’이다. 돈괘에서는 소인(小人)이 득세하여 어지러운 때를 물러나야 할 때로 말하고 있다. 위에는 건괘(乾卦☰)가 있고 아래에는 간괘(艮卦☶)가 있다. 전체로 보면 아래에 음효(陰爻) 두 개가 자라 올라가고 있고, 양효(陽爻) 네 개는 밀려나고 있다. 음효는 소인(小人)을, 양효는 대인(大人)을 상징한다. 이러한 때는 물러나야 형통하고 바르게 해야 조금의 이로움이 있을 뿐이다. B급 이론이 생각난다. 어떤 조직을 구성할 때 B급을 장(長)으로 앉히면 동급이나 그 이하 수준의 사람으로 조.. 2023. 12. 14.
변함없는 사랑 남녀가 사랑할 때 서로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기도 한다. 그 사랑의 싹수가 노란 것을 일찌감치 발견하여 헤어지기도 한다. 그때 그 사랑은 변했지만 더 중요한 가치나 이해타산(利害打算)을 따져 결혼하기도 한다. 대개는 그 사랑이 식어서 변할까봐 서둘러 결혼한다. 그리고는 구멍난 사랑을 메우기 위해, 멀어진 두 사람 사이에 놓을 징검다리를 만들기 위해, 아이를 생산하여 기른다. 아이 핑계 대고 이혼을 미루고 살다보면 미운 정 고운 정이 든다. 그러다가 어느새 매력 없는 중고차가 되어 이혼을 포기하고 주저앉는다. 택산함괘(澤山咸卦䷞)를 말아서 뒤집으면 뇌풍항괘(雷風恒卦䷟)가 된다. 함괘가 젊은 남녀가 교합(交合)하는 것을 상징한다면, 항괘는 좀더 성숙해진 부부의 괘다. 함괘에서는 소녀인 태택괘(兌澤卦☱)가 위.. 2023.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