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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89

변함없는 사랑 남녀가 사랑할 때 서로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기도 한다. 그 사랑의 싹수가 노란 것을 일찌감치 발견하여 헤어지기도 한다. 그때 그 사랑은 변했지만 더 중요한 가치나 이해타산(利害打算)을 따져 결혼하기도 한다. 대개는 그 사랑이 식어서 변할까봐 서둘러 결혼한다. 그리고는 구멍난 사랑을 메우기 위해, 멀어진 두 사람 사이에 놓을 징검다리를 만들기 위해, 아이를 생산하여 기른다. 아이 핑계 대고 이혼을 미루고 살다보면 미운 정 고운 정이 든다. 그러다가 어느새 매력 없는 중고차가 되어 이혼을 포기하고 주저앉는다. 택산함괘(澤山咸卦䷞)를 말아서 뒤집으면 뇌풍항괘(雷風恒卦䷟)가 된다. 함괘가 젊은 남녀가 교합(交合)하는 것을 상징한다면, 항괘는 좀더 성숙해진 부부의 괘다. 함괘에서는 소녀인 태택괘(兌澤卦☱)가 위.. 2023. 12. 11.
붙으면 언젠가 떠나야 중화리괘(重火離卦䷝)는 위에도 리괘(離卦☲)과 아래도 리괘(離卦☲)다. 불이 겹친 중화(重火)다. 하늘의 불은 태양이다. 태양은 하늘에 걸려 있어 ‘걸림’의 뜻이 있다. 불은 무엇에 붙어야 타기 때문에 ‘붙음’의 뜻이 있다. 불이 타면 모든 것이 흩어져 떠나기 때문에 ‘떠남’의 뜻도 있다. 불이 두 개나 있으니 ‘밝음’의 뜻도 된다. 리(離䷝)는 ‘총명함’, ‘걸출함’, ‘찬란함’을 상징한다. 사람이 똑똑하고 걸출한 인재가 되려면 달라 ‘붙어’ 집요하게 파고드는 열정적(熱情的)인 학습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사람은 대체로 감정보다 이성이 강하고 논리적이다. 사람에게 잘 붙거나 다른 사람을 잘 붙이지만, 합리적인 계산이 빠르고 차가운 편이어서 오래 참지 못하고 떠나거나 떠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명리(命.. 2023. 12. 6.
거듭되는 구덩이는 거듭되는 익힘으로 29. 중수감(重水坎䷜) 괘이름 중수감(重水坎)은 무슨 뜻인가. 중수(重水)는 위에도 물, 아래도 물이어서 거듭된 물이다. ‘감(坎)’은 빠짐, 구덩이, 험함이다. 구덩이 속의 구덩이다. 감괘의 괘상(卦象䷜)은 어떤가. 위에 감괘(坎卦☵)이고 아래에도 감괘(坎卦☵)이다. 물이 거듭됨, 지나침으로 인한 재앙의 모습이다. 감괘(坎卦☵)는 곤괘(坤卦)의 속에 건괘(乾卦)의 중획(中劃)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또는 중간의 양효(陽爻)는 대천(大川)을, 양 옆의 음효는 양쪽 강 언덕의 땅[토(土)]의 형상으로 보기도 한다. 정이천은 두 개의 음(陰) 속에 하나의 양(陽)이 있으면 ‘빠짐’이 되고, 음(陰)이 양(陽) 가운데[☲] 있으면 ‘붙음’이 되고, 양(陽) 맨 아래 있으면[☳] ‘움직임’이 되고, .. 2023. 12. 5.
지나침과 초월(超越) 28. 택풍대과(澤風大過䷛) 대과괘(大過卦䷛)를 보면서 생각한다. 대과(大過)는 좀 흥미롭다. ‘지나침’이나 ‘건넘’은 어떤 영역이나 경계를 넘어가가는 성격이 있다. 이런 경우는 보통 ‘너무’라는 수식어를 쓰거나 정도가 ‘지나치다’는 의미의 ‘과(過)하다’라는 말을 쓴다. 정해진 영역이나 그 사회의 보편적인 기준으로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크게 지나침’은 초월 또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면이 있다. 이효(二爻)에 늙은 지아비가 젊은 아내를 얻는 것이 나온다. 오효(五爻)에는 늙은 지어미가 젊은 지아비를 얻는 것이 나온다. 이는 모두 일반적인 법도로 보면 ‘크게 지나친’ 면이 있다. 그런데 늙은 지아비가 젊은 아내를 얻는 것에 대해서는 ‘이롭지 않음이 없고’, ‘지나침으로써 서로 더불어 사는 .. 2023. 1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