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움260 팥빵 사러 갔다가 옷수선 할머니를 만났다 오전 11시 30분쯤 울산 중구 선우시장 평화양과점 팥빵 사러 갔다 가면서 열다섯 개를 살까 스무 개를 살까 생각했다 매대에 팥빵이 열 개 있어 다 사야지 생각했다 주인 할머니 말씀하시길 “한 번에 세 개밖에 안 팔아” 팥빵을 들어보니 한 손으로 들기 무거울 정도로 묵직했다 팥 앙금이 어마어마하게 들었다 시장 귀퉁이 돌아 나오다가 한 평도 안 되는 옷수선 가게를 만났다 좀 젊은 아주머니 한 분이 같이 앉아 있었다 26년쯤 됐다고 조그만 판자집인데 월세 2만원 낸다고 옷수선하기 전에는 조그만 슈퍼마켓을 하셨다고 여든 중반은 넘어보이는데 나이는 한사코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왜 바느질을 하냐고 남편이 45년 전에 돌아가셨단다 손발과 눈이 더 섬세해야 되는 발로 밟아서 하는 재봉틀이 기름기와 손때로 반들반들하게 .. 2023. 9. 7. 천지비괘(天地否卦䷋) 막힌 시대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천지비괘(天地否卦䷋)는 지천태괘(地天泰卦䷊) 다음에 오는 괘다. 비(否)는 아님, 부정, 막힘, 비색함이다. 괘의 모양을 보면 위ㆍ바깥에 건괘(乾卦☰)가 있고, 아래ㆍ안에는 곤괘(坤卦☷)가 있다. 하늘의 기운은 위에만 있고, 땅의 기운은 아래에만 있다. 통하지 않음, 사귀지 않음이다. 인간사로 보면 암울하고 밤과 같은 난세(亂世)다. 소인들만 나서서 설치는 시대다. 대인(大人)과 군자가 바르게 하면 오히려 소인들이 가두고 죽이고 박해를 한다. 대인과 군자가 바르게 하는 것이 이롭지 않는 시대 상황이다. 따라서 군자는 관료에 나서지 않고 검소함과 덕(德)으로써 재앙을 피한다. 태괘(泰卦䷊)을 말아서 뒤집은 도전(倒顚)한 괘가 비괘(否卦䷋)다. 잡괘전(雜卦傳)는 “비괘(否卦)와 태괘(泰卦)는 그 종류가 모두.. 2023. 9. 6. 메타인지와 공부 누구나 공부를 잘 하고 싶어한다. 아는 것이 많아도 섹시하다. 뇌섹이라고 한다. 여러 분야에 걸쳐 많이 알수록 좋다. 무엇을 공부할까보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을까에 사람들은 주목한다. 배우는 자세로서 가장 좋은 자세는 가르침이다. 내가 가르치려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쉽게 설명하려면 내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해하기 위해서 수없이 읽고, 모르는 개념을 찾아보고, 쉬운 예를 생각해본다. 글쓰기를 통해서 배우는 것도 일종의 가르침의 방법이다. 배우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은 훌륭한 복습 방법이기도 하다. 글을 쓰다보면 이해하는 것과 이해되지 않는 것이 구분된다. 한 번 읽고 제목만 보고 그 내용을 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메타인지에서 ‘메타’는 ‘넘어섬, 초월’이다. ‘인지.. 2023. 9. 5.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시 암송 『메타인지의 힘』(구본권)을 읽고 있다. 215쪽에 나오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미국의 인지신경학자 매리언 울프는 나치 치하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인 86세 어머니가 릴케와 괴테의 시들을 외워 수시로 재치 있게 활용하는 것을 궁금히 여겨 어떻게 그렇게 많은 시를 암송하게 되었는지를 물었다. 울프의 어머니는 “혹시 강제수용소에 끌려가게 되더라도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무엇인가를 간직하고 싶어서였지”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도 다닌 적이 없다. 그래서 문자나 숫자를 배우지 못했다. 적을 수 없으니 모든 머리로 기억했다. 가족들 생일, 집안의 제삿날, 돈을 빌리거나 품앗이한 것, 다른 집안의 대소사 등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문자 해독을 못하시면서 보따리를 서너 개씩이나 들고, 버스를 몇 번이 갈아타.. 2023. 9. 4. 이전 1 ··· 52 53 54 55 56 57 58 ··· 6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