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챌린지297 사라지는 것은 아름답다 사월 중순 아침이다. 엊저녁에 비가 내린 모양이다. 울산에서 언양으로 가며 길가의 나무들을 본다. 비로 젖은 물기가 마르지 않아 검은 윤기가 난다. 비가 갠 아침이라 풀과 나무들이 아주 맑고 싱싱하다. 높지도 않은 산 허리에 흰 구름이 목욕 가운처럼 걸쳐 있다. 이제 막 태양으로부터 쏟아져 나온 빛줄기들이 나뭇잎에 배어있는 빗물을 하얀 증기로 날려올린다. 구름같은 안개같은 하얀 기운이 산등성이로 꿈틀거리며 날아오른다. 옛날엔 오월의 신록(新綠)을 예찬했다. 야산(野山)과 높은 산 중턱까지 새잎들이 나와 온산을 담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다. 아까시나무, 벽오동도 잎을 내밀고 있다. 오동(梧桐)과 등(藤)나무도 자줏빛 꽃을 피우고 있다. 비 갠 아침, 물기가 채 덜 말라 싱싱한 담초록의 나무와 숲은 말할 수 없.. 2023. 4. 17.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나무 의사로 불리는 우종영이 쓴 책 이름이다. 2001년에 출판하여 2021년까지 10만부가 넘게 팔렸다니 스테디 셀러다. 작가 우종영은 이력이 특이하다. 사실 많이 팔리는 책을 쓴 작가들은 삶은 거의 다 예사롭지 않다. 작가는 천문학자가 꿈이었다. 대입 전형을 하면서 자신이 색약(色弱)임을 알았고, 천문학과는 물론 이공계열에 진학할 수 없었다. 이때 낙담하여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는 등 좋은 청춘 시절을 좀 낭비한 것 같다. 중동에 파병(派兵) 가서 번 돈으로 화원(花園)을 했는데, 3년 만에 다 말아먹고 죽으려고 산에 올랐다가 나무를 보면서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 그 후로 생계를 아내에게 떠맡기고, 작가는 산으로 나무만 찾아 다녔다. 그러다 어느 날 대기업 건물의 소나무.. 2023. 4. 16. 수풍정괘(水風井卦䷯), 현대사회에서 ‘우물’은 뭘까 수풍정괘(水風井卦䷯), 현대사회에서 ‘우물’은 뭘까 수풍정괘(水風井卦䷯)의 정(井)은 우물이다. 옛날에 동네마다 공동 우물이 있었다. 그 우물을 비가 많이 온다고 넘치지도 않았고, 가뭄이 와도 마르지 않았다. 겨울에도 얼지 않았고 여름에는 냉장고 물처럼 차가웠다. 이렇게 변화없이 항상성이 유지돼야 좋은 우물이다. 수풍정괘(水風井卦䷯)를 보면 아래에 풍(風☴)이 있고 위에 수(水☵)가 있다. 손(巽)괘인 풍(風☴)은 ‘바람’, ‘나무’, ‘겸손’이다. 감(坎)괘인 수(水☵)는 ‘물’, ‘수렁’ ‘역경’이다. 겸손하게 길러서 역경을 극복해야 되는 상이다. 수풍정괘(水風井卦䷯)가 말려서 뒤집힌 도전괘가 택수곤괘(澤水困卦䷮)다. 서괘(序卦)전에 따르면 위로 올라가서 곤궁해지면 반드시 아래로 내려오게 마련이므로 .. 2023. 4. 15. 귀목(櫷木)나무 귀목(櫷木) 나무 마을 어귀에 큰 귀목나무가 있다. 귀목나무는 느티나무다. 정자 나무라고도 했다. 처음에는 정자가 옆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 생각했는데, 정자를 대신할수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큰 느티나무 한 그루는 정자 몇 개의 그늘과 휴식처를 만들어줬다. 마을 어귀에 큰 느티나무가 없는 마을도 있었지만, 있으면 마을 어귀에 있었다. 높이가 20~30미터가 되니 마을 어귀가 아니면 용납하기 쉽지 않았으리라. 새마을운동으로 마을길이 직선화되기 전에는 마을 어귀에 있는 큰 귀목나무 아래로 난 길을 통해서 마을로 진입할 수 있었다. 그 귀목 나무 아래를 지날 때 땅바닥엔 툭툭 튀어나온 힘줄처럼 귀목 나무의 뿌리가 길바닥 위로 드러나 있곤 했다. 새로운 코스로 마을길이 넓혀져서 닦.. 2023. 4. 14. 이전 1 ··· 67 68 69 70 71 72 73 ··· 7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