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95 은둔 물러나거나 숨거나 피해야 할 때인가, 자리를 지키거나 맞서 싸워야 할 때인가. 상황에 따라, 역량에 따라, 이해득실에 따라, 상대에 따라 다르리라. 주역(周易) 천산돈괘(天山遯卦䷠)의 돈(遯)은 ‘피함’, ‘물러남’, ‘숨음’이다. 돈괘에서는 소인(小人)이 득세하여 어지러운 때를 물러나야 할 때로 말하고 있다. 위에는 건괘(乾卦☰)가 있고 아래에는 간괘(艮卦☶)가 있다. 전체로 보면 아래에 음효(陰爻) 두 개가 자라 올라가고 있고, 양효(陽爻) 네 개는 밀려나고 있다. 음효는 소인(小人)을, 양효는 대인(大人)을 상징한다. 이러한 때는 물러나야 형통하고 바르게 해야 조금의 이로움이 있을 뿐이다. B급 이론이 생각난다. 어떤 조직을 구성할 때 B급을 장(長)으로 앉히면 동급이나 그 이하 수준의 사람으로 조.. 2023. 12. 14. 변함없는 사랑 남녀가 사랑할 때 서로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기도 한다. 그 사랑의 싹수가 노란 것을 일찌감치 발견하여 헤어지기도 한다. 그때 그 사랑은 변했지만 더 중요한 가치나 이해타산(利害打算)을 따져 결혼하기도 한다. 대개는 그 사랑이 식어서 변할까봐 서둘러 결혼한다. 그리고는 구멍난 사랑을 메우기 위해, 멀어진 두 사람 사이에 놓을 징검다리를 만들기 위해, 아이를 생산하여 기른다. 아이 핑계 대고 이혼을 미루고 살다보면 미운 정 고운 정이 든다. 그러다가 어느새 매력 없는 중고차가 되어 이혼을 포기하고 주저앉는다. 택산함괘(澤山咸卦䷞)를 말아서 뒤집으면 뇌풍항괘(雷風恒卦䷟)가 된다. 함괘가 젊은 남녀가 교합(交合)하는 것을 상징한다면, 항괘는 좀더 성숙해진 부부의 괘다. 함괘에서는 소녀인 태택괘(兌澤卦☱)가 위.. 2023. 12. 11. 감응의 단계 31. 택산함괘(澤山咸卦䷞) 택산함괘(澤山咸卦䷞)의 함(咸)은 ‘느낌’, ‘감응’, ‘다 함’, ‘교합(交合)’이다. 위에는 못[택(澤☱)]이 있고, 아래에는 산[산(山☶)]이 있다. 산과 못의 기운이 통했다는 ‘산택통기(山澤通氣)’다. 산은 하늘의 성기이고, 연못은 땅의 성기다. 택(澤☱)은 소녀이고, 산(山☶)은 소남이다. 장남ㆍ중남, 장녀ㆍ중녀 간의 교섭보다 소녀ㆍ소남의 교합과 감응이 더 민감할 것이다. 음유(陰柔)가 올라가고 양강(陽剛)이 내려와 두 기운이 느껴 응함으로 서로 더불어 한다. 여자가 올라가 기뻐하고 남자가 내려와 그친다. 이는 지천태괘(地天泰卦䷊), 수화기제(水火旣濟䷾)의 원리와 같다. 위로 올라가려는 하늘과 불은 아래에, 아래로 내려오려는 땅과 물은 위에 있어야 기운이 상통하고 조.. 2023. 12. 7. 붙으면 언젠가 떠나야 중화리괘(重火離卦䷝)는 위에도 리괘(離卦☲)과 아래도 리괘(離卦☲)다. 불이 겹친 중화(重火)다. 하늘의 불은 태양이다. 태양은 하늘에 걸려 있어 ‘걸림’의 뜻이 있다. 불은 무엇에 붙어야 타기 때문에 ‘붙음’의 뜻이 있다. 불이 타면 모든 것이 흩어져 떠나기 때문에 ‘떠남’의 뜻도 있다. 불이 두 개나 있으니 ‘밝음’의 뜻도 된다. 리(離䷝)는 ‘총명함’, ‘걸출함’, ‘찬란함’을 상징한다. 사람이 똑똑하고 걸출한 인재가 되려면 달라 ‘붙어’ 집요하게 파고드는 열정적(熱情的)인 학습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사람은 대체로 감정보다 이성이 강하고 논리적이다. 사람에게 잘 붙거나 다른 사람을 잘 붙이지만, 합리적인 계산이 빠르고 차가운 편이어서 오래 참지 못하고 떠나거나 떠나게 만드는 경우도 많다. 명리(命.. 2023. 12. 6.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2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