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챌린지304 봄나물 봄나물 텃밭에 갔다. 나물을 좀 뜯었다. 냉이는 흰꽃들이 많이 피었다. 꽃이 피지 않은 것들도 나물로 먹기엔 이제 질기다. 달래도 몇 뿌리 캤다. 얼마 되지 않아 달래장을 만들어야겠다. 쑥도 이제 제법 쑥 올라왔다. 쑥국이나 된장국에 넣기엔 너무 커버렸다. 쑥버무리로 해먹는 게 좋겠다. 쑥떡을 하려면 양이 많아야 되기 때문에 낫으로 슥슥 벨 정도로 좀 무성해야 한다. 미나리도 좀 뜯었다. 야생 미나리라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길이는 짧지만 향이 진하고 맛은 더 있다. 생으로 먹어도 맛있고 전을 부쳐 먹어도 맛있다. 머위가 나물로 먹기에 적당하게 컸다. 머위순이 어릴 때는 뿌리 가까이까지 잘라야 머위 향이 진하다. 너무 오래 데치지 않아야 식감도 쫄깃하고 향도 살아있다. 머위 나물은 초장이나 된장에 무치면 .. 2023. 3. 31. 머리카락 머리카락 70년대 말에 중학교를 다녔다. 면소재지에 중학교가 있었고 우리 집은 그곳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넘게 산골짜기로 들어가야 했다. 비포장 도로였고 버스는 하루에 두세 번 있었다.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애들이 많았지만, 등하교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고 그 시간이 아까울 때도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통학하기도 했다. 비나 눈이 올 때는 불편했다. 도로에 제법 굵은 자갈이 많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며 자갈을 피하려다 논바닥으로 굴러 쳐박히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면소재지에 있는 동네, 특히 학교 옆 동네에서 자취하는 애들이 많았다. 선생님들도 대부분 처녀 총각이었는데, 학교 근처에서 하숙을 했다. 방은 학생들의 자취방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시험을 치고 나면 한 번씩 불려가 채점을 해주고 따뜻한 .. 2023. 3. 29. 불완전의 완전함 불완전의 완전함 주역(周易)을 꿰뚫는 원리는 변함이다. 세상 만사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 그뿐이다. 좋다고 좋기만 한 게 아니다. 나쁘다고 나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것은 나쁘게 변할 수 있다. 나쁜 것은 좋게 변할 수 있다. 주역의 괘도 좋은 괘는 나쁘게 변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나쁜 괘를 받으면 좋게 변할 수 있음을 알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 이 모든 것의 근본 원인은 인간이 지닌 한계와 불완전함, 그리고 시간과 공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는 데 있다. 알 아마리는 아랍 시의 거장이다. 그는 네 살 때 천연두를 심하게 앓아 눈이 보이지 않게 됐다. 알 아마리는 눈이 보이지 않는 덕분에 말을 듣는 귀와 기억하는 재능이 놀라울 정도였다고 한다. 티무르는 14세기.. 2023. 3. 28. 어머니의 시간 어머니의 시간 2023년 2월 26일 아침 어머니가 회관에 아침 드시러 나왔다가 주저앉았다고 연락이 왔다. 오른쪽 팔다리에 힘이 없단다. 뇌출혈, 중풍(中風)이다. 박정임, 1936년 4월 14일에 경남 거창군 가북면 몽석리 내촌에서 태어나셨다. 어머니의 아버지...외할아버지는 기억이 없다. 어머니의 어머니 ...외할머니는 맏딸의 둘째 아들인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졸업하고 결혼할 때까지 늘 허리 꼬부장하고 곰방대 물고 한결곁이 웃는 모습으로 반겨 주셨다. 지금 생각하니 희한하게도 20년 넘게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어머니 생일이 음력 8월이니 실제는 1935년에 태어나셨겠다. 1935년이면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였네. 사는 게 어려웠겠다. 어머니가 시집갈 때 동네에서 모두 부러워했다니 삼시 세끼 밥 .. 2023. 3. 27. 이전 1 ··· 73 74 75 7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