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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챌린지332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한양대 최우수 교양과목으로 선정된 ‘문화혼융의 시 읽기’ 강의 내용을 추려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시 평론에 가까운 내용도 있지만, 대체로 교양을 쌓기에 적절한 수준이다.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편의 시를 관련지어 설명한다. 여기에 일상적인 사건, 유행가, 가곡, 그림, 소설, 영화, 광고 등을 연관지어 설명한다. 시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작가의 일화나 문단의 이야기도 곁들여 흥미가 있다. 비교적 일반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시들이 많이 나온다. 신경림의 ‘가난한 사랑 노래’,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이형기의 ‘낙화’, 김춘수의 ‘꽃’, 정호승의 ‘슬픔이 기쁨에게’,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기형도의 ‘엄마 걱정’, 서정주의 .. 2023. 11. 28.
사랑 아름다운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김광석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고 노래했다. 과연 그럴까. 너무 아픈 사랑이야말로 찐 사랑이 아닐까. 아프지 않는 사랑이 사랑일까. 그런 사랑을 어디가서 사랑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적어도 많이 아팠지만 잘 이겨내고 결국은 겪은 아픔보다 더 큰 기쁨을 얻는 사랑을 성취해야 조금 재미있는 사랑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아프지 않는 사랑 이야기가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는 경우가 있던가. 최고의 사랑은 너무 아픈 사랑, 비극적인 사랑, 보이지 않는 사랑,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금지된 사랑, 짝사랑이 아닐까. 황동규는 「즐거운 편지」에서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고 노래한다... 2023. 11. 27.
지난 목요일에 무를 뽑았다. 주말에 영하 5도까지 떨어진다는 일기 예보가 있었다. 기온 차가 크다. 목요일 낮 기온은 20도를 넘는데 이틀 후면 최저 기온이 영하 5도라니. 거의 같아 보이는 씨앗을 거의 같은 땅에 같은 날 뿌렸었다. 싹이 트는 게 조금씩 다른 것은 왜일까 생장 속도가 제각각 다른 것은 왜일까 어떤 것들은 크기가 두 배 세 배 이상 차이난다 같아 보여도 씨앗의 상태는 조금씩 달랐을 것이다 같은 밭이라도 토양의 조건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을 것이다 씨앗이 묻힌 두께가 달랐을 것이다 수분이나 퇴비의 정도도 달랐을 것이다 채소든 과일이든 물고기이든 같은 조건이면 큰 것이 왜 좋은 줄 알겠다 거의 같은 환경에서 자랐는데 크다는 것은 그만큼 병이나 장애나 고충이나 결핍 없이 컸다는 것이다 크다는 .. 2023. 11. 26.
아름다운 이별 정재찬의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읽고 있다. 3장의 내용이 인상적이다. ‘떠나는 것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시뿐만 아니라 여러 사례를 인용하고 있다. 시(詩) 외에 ‘화려할 때 미련없어 떠난다’며 퇴장한 서태지, 김훈의 ‘자전거 여행’, 영화 ‘사랑과 영혼’, 라이처스 브라더스 ‘언체인드 멜로디’, 클로드 모네의 그림 ‘양산을 든 여인’을 인용하고 있다. 시로는 이형기의 ‘낙화’, 조지훈 ‘낙화’, 복효근의 ‘목련 후기’, 안도현의 ‘너에게 묻는다’, 김춘수의 ‘거울 속의 천사’ㆍ‘강우’, ‘바람’, ‘꽃’, 정지용 ‘유리창’ 등이 인용되고 있다. 떠남이나 이별을 말할 때 이형기의 ‘낙화’는 곧잘 인용되는 유명한 시구(詩句)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 2023.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