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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챌린지333

의료 비즈니스 오늘 『의료 비즈니스의 시대』(김현아)를 읽고 독서 토론 모임을 했다. 병원과 의사의 검사, 검진, 처방, 수술 등에 대해 본인이나 가족의 경험과 사례 등을 근거로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다. 요즘 병원들이 영업을 위해 과잉 검진을 하고 있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를 했다. 또 연세가 많은 분은 가급적 수술을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데도 동의했다. 하지만 검진의 정도나 병원과 의사에 대한 신뢰, 의료 수가, 적정한 의사 수 등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했다. 요즘 의료와 관련된 일들을 보면 다른 시대와 비교하게 된다. 수술이나 약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이 열악했던 고려나 신라 때는 어땠을까. 지금과 같은 의료 시스템이 없었던 과거에는 그에 비례해서 불행했을까. 평균 수명이 짧으면 그만큼 불행할까. 인간도 동물인데, .. 2023. 12. 19.
불길에야 녹을 눈 김소월의 ‘눈’을 읽는다 ....................................... 새하얀 흰 눈, 가비얍게 밟을 눈, 재 같아서 날릴 듯 꺼질 듯한 눈, 바람엔 흩어져도 불길에야 녹을 눈, 계집의 마음, 님의 마음. ...................................... 소년은 눈을 보며 그 소녀를 생각한다 그 소녀는 하얗다 새하얗다 게다가 또 희다 누가 조금만 건드려도 금방 얼룩이 질 것 같다 누군가 아주 가볍게 밟아도 꿈틀 못하고 밟힐 것 같다 재처럼 너무나 미미하여 한 줌 바람에도 흩어져 없어질 것 같다 보일 듯 말 듯 있는 듯 마는 듯한 불씨는 다 날리기 전에 꺼질 듯하다 바람이 불면 바람보다 먼저 흩어질 그 소녀 그 소녀를 생각하는 소년의 마음은 불길 같아서 그 불길.. 2023. 12. 18.
바르게 살기 바르게 앉아라. 똑 바로 서라. 글씨를 바르게 써라. 바른 말을 써라. 바른 생활을 해라. 대체로 어릴 때 많이 들었던 말들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바른생활’이 있다. 바르게살기협의회도 있고 바르게살기 운동도 한다. ‘바른’ 것은 중요한 모양이다. ‘바른’ 것은 주로 어릴 때 습관처럼 형성시켜야 할 태도나 가치관인 모양이다. 바른 것은 가지런함과도 통한다. 식물의 싹이 땅가죽을 힘겹게 막 뚫고 나왔을 때는 구부러진 것들이 많다. 바람에 흔들리면서 하루 이틀 사이에 금방 가지런하게 자리잡는다. 다른 장애물이 없다면 바르고 곧은 자세를 잡은 뒤에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한다. 식물도 초기에 바른 자리에 바른 모양이 중요하다. 사람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사람도 어릴 때는 흔들리면서 바른 자세를 잡아간다. 흔들.. 2023. 12. 17.
반복 다니카와 슌타로의 ‘반복’을 읽는다. 반복해서 이렇게도 반복 반복해서, 이렇게 이렇게 반복 반복 반복해서, 반복 반복 연이어 이렇게도 반복해서 반복, 몇 번인가 반복하면 되는가 반복하는 말은 죽고 반복하는 것만이 반복 남는 반복, 이 반복의 반복을 반복할 때마다, 해는 뜨고 해는 지고 그 반복에 반복하는 나날, 반복 밥을 짓고 반복해서 맞이하는 아침의 반복에 어느덧 밤이 오는 이 반복이여 말하지 마 말하지 마 안녕이라고! 이별의 행복은 누구의 것도 아니야 우리들은 반복한다 다른 것은 없다 반복 반복해서 꿈꾸며 반복해서 만나서 껴안고 반복해서 흘리는 군침이여 이제 만날 수 없을 반복 언제까지나 만나는 반복 만나지 못하는 반복의 나무 나무에 바람은 불고 오늘 반복하는 우리들의 끊임없는 기침과 냄비에 물 긷는.. 2023.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