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비움301

가을 무 심기 8월 15일이다. 가을 무와 배추를 심어야 할 때가 됐다. 온난화 때문에 더러 예상을 빗나가기도 하지만, 8월 중순에서 8월말까지가 가을 무 배추 심기에 적절한 때다. 배추는 모종을 심기로 하고 오늘은 무를 심었다. 때를 놓쳐 9월에 심게 되면 충분히 크지 못한다. 태풍 카눈이 지나가고 난 그 다음날 잡초를 뽑아둔 고추밭과 가지밭 사이를 정리했다. 운전대를 분리하면 차 트렁크에 실리는 작은 관리기로 흙을 갈아 엎어 섞었다. 땅속 수분이 적당했고, 흙은 맨발로 밟아보고 싶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세 번 정도 갈면서 돌멩이와 잡초를 골라냈다. 계분(鷄糞)을 발효하여 압축했다는 2kg 5천원짜리 퇴비를 뿌렸다. 일반 퇴비에 비해 비싸지만 뿌린 다음에 바로 심을 수 있다. 골을 타서 작은 이랑을 만들었다. 그 이.. 2023. 8. 15.
너도밤나무 서울 있는 딸이 3일간의 짧은 휴가를 왔다. 이틀은 울산에 있었다. 이틀 째 저녁에 딸의 외가가 있는 대구에 갔다. 그 다음날 김밥을 싸서 가산 산성 계곡으로 물놀이를 갔다. 계곡에 물을 담그고 사진 찍고 하다가 나와서 김밥과 과일을 먹었다. 김밥을 먹다 보니 꼭 밤톨 같은 게 바닥에 몇 개 있었다. 누가 밤을 가져와서 먹다가 흘렸나. 삶은 밤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반지르하게 생생한 윤기가 흘렀다. 순간 아직 밤이 익을 철이 아니라는 사실도 잊고 밤 껍질을 벗기고 떫은 속껍질을 이빨로 깎아내고 조금 베어 물었다. 말할 수 없이 떫고 쓴 맛이 있어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순간 이게 말로만 듣던 그 너도밤나무의 열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열매를 깐 흔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겉껍질.. 2023. 8. 14.
언제든지 죽어도 좋은 삶의 태도 대학동기 모임을 했다.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일년에 두 번 만난다. 83학번이다. 명퇴를 한 친구도 있고, 교장인 친구, 장학관인 친구, 그냥 교사인 친구도 있다. 자녀가 결혼한 친구도 있다. 자녀가 아직 유학 등 공부를 하고 있는 친구도 있다. 사는 이야기를 좀 한다. 자녀 이야기, 주식 이야기, 주변 친구나 동료 이야기. 정치 이야기는 하다가 말았다. 진보와 보수가 섞여 있는 까닭이다. 진보만 있거나, 보수만 있으면 좀 신랄하게 정치 이야기를 한다. 섞여 있을 때 이야기를 해야 하고, 그런 이야기들로 서로 감정을 상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스스로 보수든 진보든 중도든 떳떳하게 밝히고 그 입장에서 자기 나름의 해석이나 주장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학 동기 모임에서도 그러지 못하니 .. 2023. 8. 13.
풍천소축괘(風天小畜卦䷈) 구름은 빽빽하나 비는 내리지 않으니 小畜, 亨, 密雲不雨, 自我西郊. 初九, 復自道, 何其咎, 吉. 九二, 牽復, 吉. 九三, 輿說輻, 夫妻反目. 六四, 有孚, 血去惕出, 无咎. 九五, 有孚, 攣如, 富以其隣. 上九, 旣雨其處, 尙德載, 婦貞厲, 月幾望, 君子征凶 풍천소축괘(風天小畜卦䷈) 소축(小畜)은 ‘작은 쌓임’이다. 쌓이려면 ‘멈춤’이나 ‘그침’, ‘저지’가 있어야 한다. 작은 멈춤이니 멈춤이나 저지도 작다. 풍천소축괘(風天小畜卦䷈)의 바로 앞괘는 수지비괘(水地比卦䷇)다. ‘비(比)’는 ‘친밀함’이다. 서괘전(序卦傳)에서는 친하면 쌓이는 것이 있기 때문에 소축괘(小畜卦)로 받았다고 설명한다. 괘상으로 보면 건천괘(乾天卦☰)가 아래에 있고, 손풍괘(巽風卦☴)가 위에 있다. 하늘 위에 바람이 있어 작게 쌓게 있는 모습니다. 다섯 효가 양.. 2023. 8.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