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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성장연구소335

주역 점으로 하는 자가 상담 며칠 전부터 주역 점으로 하루 운세와 그날의 할 일에 대해 물어본다. 오늘 나온 점괘는 뇌화풍(雷火豐䷶)이다. 풍은 풍성함이다. 그릇 위에 음식을 올린 모양이다. 예(禮)의 고자(古字)이기도 하다. 풍성함은 사람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니 음식을 올려 제사를 지내는 등의 예의(禮儀)를 표해야 하리라. 풍요로움과 예의는 관련이 있다. 굶어죽을 지경이면 예의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또는 풍성하면 음식을 만들어 제사로써 예의를 갖추고 그 음식을 여러 사람들에게 나눠 베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풍괘(豐卦)의 괘사를 보자. 풍은 형통하니, 왕이어야 이르나니, 근심이 없게 하려면 마땅히 해가 중천에 비추듯이 해야 하니라. 풍요로롭다. 형통하다. 갑자기 재산이 증식되어 풍요로워질 리는 없다. 생각이.. 2024. 3. 4.
같은 물음, 다른 대답 염구가 공자에게 물었다. “(의로운 일을) 들으면 바로 행해야 합니까?” 공자가 말했다. “행해야 한다.” 자로가 물었다. “(의로운 일을) 들으면 바로 행해야 합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아버지와 형이 계신데 어찌 들은 것을 바로 행하겠느나?” 자화가 이를 의아해했다. “감히 여쭙겠습니다. 어째서 같은 질문에 달리 대답하십니까?” 공자가 말했다. “염구는 머뭇거리는 성격이므로 앞으로 나아가게 해 준 것이고, 자로는 지나치게 용감하므로 물러나게 한 것이다.” 점(占)을 칠 때도 물음이 중요하다. 같은 괘가 나와도 물음이 다르면 해석을 달리 해야 한다. 같은 물음에 같은 점괘가 나와도 묻는 사람이 다르면 해석을 달리 해야 한다. 같은 물음에 같은 점괘가 나오고 묻는 사람이 같아도 상황이 달라졌으면 달리 .. 2024. 3. 3.
나는 왜 어머니의 삶을 기록하지 못했을까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9개월이 지났다. 어머니 살아계실 때 살아오신 이야기를 듣고 내 손으로 어머니 일생을 기록하고 싶었다. 어머니 기억이 더 흐릿해지시기 전에 말씀을 듣고 녹음을 해서 글로 옮기고 싶었다. 어머니의 어린 시절, 10대 시절, 열 아홉에 결혼하고 20대, 30대, 40대, 50대 중반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60대, 70대, 80대의 삶을 사진과 함께 정리해서 행장(行狀)이 되든 책이 되든 쓰고 싶었다. 90대 중반까지 사셨던 외할머니 생각하며 어머니도 막연히 그때까지는 사실 줄 알고 뭉기적거리고 있는 사이 어머니는 어느 날 쓰러지셨고 말문을 닫으셨다. 회한(悔恨)으로 남고 말았다. 『전경호 집사 우리 엄마』는 딸이 쓴 엄마에 대한 기록이다. 일기와도 같은 삶의 기록이지만 소설 못지 않은 서사.. 2024. 3. 2.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 지구에 온지 60년이 다 됐다. 그 동안 내가 살았던 동네, 거창, 대구, 울산, 대한민국, 지구촌의 문화에 알게 모르게 많이 길들여졌다. 『지구에 처음 온 사람처럼』은 길들여진 습관, 고정관념을 깨보라고 말한다. 맨 처음 나오는 이야기가 ‘종합검진’이다. 병원에 종합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간호사가 ‘어머,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니까, 전유성이 “안녕한지 어떤지 보러 왔는데요.”라고 말한다. 말의 참뜻과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하는 일상적인 말의 정곡(正鵠)를 찌른다. 명복(冥福)을 빈다는 말도 천편일률적으로 별 의미없이 하는 말이다. 특별하고 구체적으로 해보자며, “너네 어머니 오이지 맛있었는데.”와 같은 말이 어떠냐고 한다. 사람들은 안부(安否)를 묻거나 안부를 전해달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한다. 안부(安.. 2024.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