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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주역 점으로 하는 자가 상담

by 두마리 4 2024. 3. 4.

며칠 전부터 주역 점으로 하루 운세와 그날의 할 일에 대해 물어본다.

 

오늘 나온 점괘는 뇌화풍(雷火豐䷶)이다. 풍은 풍성함이다. 그릇 위에 음식을 올린 모양이다. ()의 고자(古字)이기도 하다. 풍성함은 사람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니 음식을 올려 제사를 지내는 등의 예의(禮儀)를 표해야 하리라. 풍요로움과 예의는 관련이 있다. 굶어죽을 지경이면 예의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또는 풍성하면 음식을 만들어 제사로써 예의를 갖추고 그 음식을 여러 사람들에게 나눠 베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풍괘(豐卦)의 괘사를 보자. 풍은 형통하니, 왕이어야 이르나니, 근심이 없게 하려면 마땅히 해가 중천에 비추듯이 해야 하니라.

 

풍요로롭다. 형통하다. 갑자기 재산이 증식되어 풍요로워질 리는 없다. 생각이든 삶의 여유든 풍요로워지겠지. 괘상을 보면 아래에 있는 불[()]이 타올라 움직이는[()] 형상이다. 괘사의 해가 중천에 비추듯이와 상통한다. 풍요로움은 근심의 근원일 수 있다. 나라든 개인이든 풍요롭다면 해가 중천에 떠서 만물을 비추듯이베풀어야 할 것이다.

 

초효, 3, 4효가 노양으로 변효가 나왔다. 변수가 꽤 있는 하루가 되겠구나. 초효가 변하면 뇌산소과(雷山小過䷽)이다. 소과(小過)는 작은 지나침이다. 소과괘의 괘사를 보자. 소과는 형통하니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작은 할 수 있고 큰일은 할 수 없으니, 나는 새가 소리를 남김에 위로 가는 것은 마땅치 않고, 아래로 가면 크게 길하리라.

 

변수가 있어도 형통한 하루가 되겠구나. 다만, 바르게 해야 이롭다. 큰일 도모할 수 있는 하루는 아니다. ‘나는 새가 흥미롭다. 소과괘()의 형상이 새가 날갯짓하는 모양이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입장을 새한테 이입한 것이다. 새는 멀리 볼 이유가 없다. 나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높이 날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 더 높게 성취하려는 것보다 더 몸을 낮춰야겠구나.

 

소과괘()의 모양을 보면서 흥미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아래의 간괘()그침이고 진괘()움직임이다. 새가 날기 위해서는 그침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그치지 않는 움직임은 없고, 움직이지 않는 그침은 없다. 잘 그쳐야 잘 움직일 수 있고, 잘 움직여야 잘 그칠 수 있다.

 

3효가 변하면 중뢰진(重雷震䷲)이다. ()은 벼락, 천둥, 움직임이다. 괘사를 보자. 진은 형통하니, 우레가 옴에 놀라고 두려워하면 웃는 소리가 깔깔거릴 것이니, 우레가 백리를 놀라게 해도 제사지내는 숟가락과 술잔을 잃지 않는다.

 

오늘 하루는 움직여 활동하기 좋은 날인가. 천둥과 같이 깜짝 놀랄 일이 생겨도 제사 지내듯 정성을 다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4효가 변하면 지화명이(地火明夷䷣)이다. 명이는 상처입은 밝음이다. 괘사를 보자. 명이는 어려운 처지에서 바르게 함이 이롭다.

 

오늘 하루 어려운 일이 생길 변수가 있는 모양이다. 바르게 하면 이로우니 심각하게 어려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변효 4개를 모두 적용하면 중지곤(重地坤䷁)이다. 곤은 수용적 우주다. 괘사가 곤은 크고 형통하고 암말의 바름이 이롭다. 먼저 하면 아득해지고 뒤에 하면 얻게 되리니 이로움을 주관하게 된다. 서남은 벗을 얻고 동북은 벗을 잃으니 마음으로부터 곧게 하닌 길하다.

 

땅처럼 모든 것을 수용적으로 하는 것이 좋겠구나. 먼저 나서지 말고 사태를 지켜본 뒤에 말을 말을 하거나 대응을 해야겠구나. 결과로 본다면 중간이 뻥 뚫려서 문제가 잘 해결되는 형상으로 볼 수 있다. 좀 중간이 비어 허전한 맛은 있지만.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것인가.

 

아침에 점을 쳤는데, 글을 마무리 하는 지금, 오늘 하루를 생각해본다. 점괘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것들이 꽤 있다.

 

오늘 하루 동안 유난히 글쓰기에 대한 생각이 풍성하게 떠올랐다. 지금 쓰는 글 외에 두 편의 글감을 떠올라 저축해 두었다. 아들이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좀 있으니 딸은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나름 천둥치듯 깜짝 놀랄 만한 일이 있었다. 또 아주 오랜만에 멀리 있는 친구, 가까이 있는 친구 다섯 명과 통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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