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占)은 왜 보는가. 피흉취길(避凶趣吉), 흉함을 피하고 길함을 취하기 위해서이다. 피고취락(避苦取樂), 고통을 피하고 즐거움을 취하기 위해서이다. 주역(周易)도 마찬가지이다. 주역의 밑바탕에 흐르고 있는 사상은 우환(憂患)의식이라고 한다. 서주(西周)에서 동주(東周) 초기까지 역사에서 배웠던 교훈을 후대 왕들에게 전하기 위해서 주역을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이는 주공(周公)이 조카 성왕에게 남겼다는 안일함에 빠지지 말라는 ‘무일(無逸)’이란 말과도 통한다.
길(吉)은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가능성이 높은 우호적 상황에 놓여 있음을 말해준다. 흉(凶)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어서 좋지 않을 결과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회(悔)는 잘못된 행위를 하였지만 이를 뉘우치고 올바른 길로 들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린(吝)은 잘못된 행위를 하였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잘못을 과감하게 고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회(悔)에는 마음[心]이 있어 마음을 다하여 진정으로 뉘우침을 의미하고, 린(吝)에는 마음[心]이 없어 뉘우치는 척만 하거나 뉘우침에 인색함을 뜻한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피흉취길(避凶趣吉)하기 위해서는 길흉회린(避凶趣吉)의 기미와 그 변화 추이를 알아야 한다. 64괘에서 괘사에 길흉회린(避凶趣吉), 구(咎-허물)가 들어있는 괘를 보자.
중지곤(重地坤䷁) 坤 ~ 安貞 吉. 곤괘는 수용적 우주이다. 건괘(乾卦)의 기운을 땅에서 받아서 만물을 토(吐)해 내듯이 생산한다. 마음으로부터 안정적으로 하면 길하다. 수천수(水天需䷄) 需 ~貞吉. 수(需)는 음식, 기다림을 뜻한다. 바르게 하면 길하다. 천수송(天水訟䷅) 訟 ~中吉終凶. 송괘는 송사의 국면이다. 믿음을 가지고 해도 막히고 두렵다. 중용을 유지해야 길하나 끝까지 가면 흉하다. 소송은 끝까지 해서 이로운 게 별로 없다.
지수사(地水師䷆) 師 貞 丈人 吉 无咎. 사괘는 군대, 장수이다. 제대로 된 장인, 전문가라야 허물이 없다. 수지비(水地比䷇) 比 吉~元永貞 无咎 ~後夫凶. 비괘는 친밀, 가까움, 단합이다. 형통한 괘이다. 크고 길게 바르게 해야 허물이 없다. 단합을 해야 하는 상황에 늦게 합류하면 대장부라도 흉하다. 지천태(地天泰䷊) 泰 小往大來 吉. 태괘는 평화, 태평이다. 괘상으로 보면 음(陰)이가 가고 양(陽)이 오니 길하다. 택뢰수(澤雷隨䷐) 隨 ~无咎. 수괘는 따름, 추구이다.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허물이 없다.
지택림(地澤臨䷒) 臨 元亨利貞 至于八月 有凶. 림괘는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함이 이롭다. 하지만 팔월에 이르면 흉한 국면으로 바뀔 수 있다. 지뢰복(地雷復䷗) 復 亨 出入 无疾 朋來 无咎. 복괘는 형통하다. 들고남에 병이 없어서 벗이 와야 허물이 없다. 산천대축(山天大畜䷙) 大畜 利貞 不可食 吉. 대축괘는 크게 쌓음이다. 크게 쌓을 수 있는 국면에서는 바르게 하면 이롭다. 집에서 밥을 먹을 수 없을 정도가 되어야 길하다. 산뢰이(山雷頤䷚) 頤 貞吉. 이괘는 턱, 기름이다. 바르게 하면 길하다. 중화리(重火離䷝) 離 利貞 亨 畜牝牛吉. 리괘는 밝음, 걸림이다. 바르게 하면 이롭고 형통하다. 태양이 발게 빛나 만물이 무성하게 자라므로 암소를 기르는 것과 같은 생산적인 일을 하면 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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