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성장연구소335 사랑일까 내가 좋아하는 매력적인 상대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매력을 느끼는 만큼 그 상대는 내가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꼭 관심이 없는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 내가 매력을 못 느끼는 것에 비례해서 상대는 내가 매력적인 모양이다 아무튼 내가 좋아하면 그것도 일방적으로 혼이 빠질만큼 좋아하면 어찌 그 앞에서 얼굴이 빨개지지 않으랴, 목소리도 떨리지 않을 수 있으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상대한테라면 멋있게 쿨하고 태연자약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내가 매력을 느끼는 사람을 유혹하는 건 정말 어려울 것이고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유혹하기란 쉽지 않을까 사랑은 나를 버리게 만든다 그렇게도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던 내가 사랑을 하게 되면 나는 온데간데 없고 철저히 사랑하는 그 상대가 좋아할 만한 일.. 2024. 3. 12. 경전(經典) 한 권 외워 봤니 세상에는 책들이 엄청 많다 책을 많이 읽으면 좋다 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책만 읽어도 얼마 읽지 못한다 하루에 한 권 읽는다 해도 1년에 365권 100년을 꼬박 읽는다 해도 36,500권밖에 안 된다 한 권만 외워서 삶의 모든 상황에 적용시킬 책은 없을까 성경(聖經), 불경(佛經), 시경(詩經), 서경(書經), 역경(易經)… 아, 맞다 성경이나 불경을 외우는 사람들은 꽤 있지 않은가 경전(經典)에는 삶의 각종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구절이나 이야기들이 다 들어있지 않은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기도하거나 위안을 얻고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지 않겠나 보통 사람도 경전 한 권 외울 수 있지 않을까 경전 한 권 외우고 통달하면 도인처럼 지내지 않을까 경(經)이란 경(經)은 모두 세상의 날줄 세로축과 .. 2024. 3. 11. 우연히 마주친 ‘불멸’ 化雲心兮思淑貞(화운심혜사숙정) 구름 마음 되어 순결하자 맹세컨만 洞寂寞兮不見人(동적막혜부견인) 깊은 골 괴괴한 절간 사람은 안 보이네 瑤草芳兮思芬蘊(요초방혜사분온) 꽃 피어 봄 이리 설레니 將奈何兮是靑春(장내하혜시청춘) 아, 이 젊음을 어찌할거나 660년에 태어나 693년에 죽은 설요(薛瑤)라는 여자가 열다섯에 스님이 되었다가 스물 한 살에 환속하며 남겼다는 시다. 김훈이 『자전거 여행』에서 뒤의 두 구절을 인용한다. 꽃 피어 봄 마음이 이리 설레니 아, 이 젊음을 어찌할거나 그리고, 이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이것은 대책이 없는 생의 충동이다. 그 충동은 위태롭고 무질서하다. 이를 박웅현이 『책은 도끼다』에서 김훈이 인용한 설요의 시와 김훈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나는 다시 인용의 인용을.. 2024. 3. 10. 만날까 오늘 본다, 어제 봤던 나를 오늘 본다, 지금의 나를 오늘 본다, 내일 있을 나를 매일 오늘처럼 나를 보지 않았다면 몇 십 년 전의 내가 오늘의 나인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몇 십 년 만에 만난 그는 나를 알아봤다, 하나도 안 변했다고 그는 내가 나인줄 어떻게 알았을까 나도 그를 알아보는 척, 변했지만 본 적 있는 몇 십 년 전의 나를 오늘의 내가 그리워한다 본 적 없는 몇 십 년 후의 나를 오늘의 내가 그리워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만난 적 있는 나를 이제 만날 일 없어 그리워한다 채워지지 않는 그리움이 쌓여 어느 순간 불쑥 외로움 멍울로 맺힌다 만난 적 없는 몇 년 후의 나를 그리워하는 게 몇 십 년 전에 만났던 나를 그리워하는 것보다 나을까 만난 적 있지만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기보다 이제,.. 2024. 3. 9. 이전 1 ··· 20 21 22 23 24 25 26 ··· 8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