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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책 한 권 읽고 글 한 편 쓴다

우연히 마주친 ‘불멸’

by 두마리 4 2024. 3. 10.

化雲心兮思淑貞(화운심혜사숙정)

구름 마음 되어 순결하자 맹세컨만

洞寂寞兮不見人(동적막혜부견인)

깊은 골 괴괴한 절간 사람은 안 보이네

瑤草芳兮思芬蘊(요초방혜사분온)

꽃 피어 봄 이리 설레니

將奈何兮是靑春(장내하혜시청춘)

, 이 젊음을 어찌할거나

 

660년에 태어나 693년에 죽은 설요(薛瑤)라는 여자가 열다섯에 스님이 되었다가 스물 한 살에 환속하며 남겼다는 시다.

 

김훈이 자전거 여행에서 뒤의 두 구절을 인용한다.

 

꽃 피어 봄 마음이 이리 설레니

, 이 젊음을 어찌할거나

 

그리고, 이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이것은 대책이 없는 생의 충동이다. 그 충동은 위태롭고 무질서하다.

 

이를 박웅현이 책은 도끼다에서 김훈이 인용한 설요의 시와 김훈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나는 다시 인용의 인용을 인용하고 있다. 인용을 통한 불멸을 본다.

 

열 다섯부터 스물 한 살까지

해마다 꽃은 피었건만

하필이면 스물 하나에 꽃 피듯이

부풀어 터지는 마음을 참지 못했을까

 

밀란 쿤데라의 불멸을 다시 보고 싶다.

 

한 순간의 아름다운 동작이 다시는 재현되지 않기에 뇌리에 박혀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불멸의 역설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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