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축(大畜)’이란 무엇인가. 크게 쌓음, 큰 축적이다. 축(畜)은 검을 현(玄)과 밭 전(田)이 합쳐진 자다. 네이버 사전에 따르면 갑골문에 나오는 축(畜)은 끈을 묶은 동물의 밥통과 창자 모양으로 그려져 있다. 순대나 소시지 같이 동물의 창자에 음식을 채워 건조하는 것으로 저장과 축적의 방법이다. 밭 위에 초목이 무성하게 자라나는 모습으로 보기도 한다. 풍천소축(風天小畜䷈)이 평년작이라면 대축(大畜)은 풍년작이다.
괘상[䷙]의 모양은 어떤가. 외괘 간산(艮山)이 내괘의 건천(乾天)을 그치게 하는 모습이다. 양(陽, 간괘☶의 3효)으로써 큰 양(陽 건괘☰의 세 양효)을 멈추게 하는 형상이다. 강건하고 광대한 하늘을 산 속에 품고 있는 형상이다. ‘산’은 멈추게 하여 경륜, 지식, 덕, 수양 등을 쌓게 한다. 하늘은 한계가 없는 최대치다. 그러니까 산천(山天䷙)에서 ‘대축(大畜)’의 의미가 나온다. 또는 산 속에 하늘의 기운이 축적되어 산속으로부터 초목이 생장발육하는 모습으로 많은 제자를 길러내는 큰 스승의 모습으로 보기도 한다.
괘사는 다음과 같다. 大畜 利貞 不家食 吉 利涉大川. 대축은 바르게 함이 이로우니, 집에서 먹지 않으면 길하니, 큰 내를 건넘이 이로우니라.
가식(家食)은 농사를 지어 수확한 곡식으로 집안 식구끼리 먹는 것이다. 불가식(不家食)은 벼슬을 하면서 천자나 제후 즉 국가의 녹을 먹는 것을 말한다. 세상에 나가서 큰일을 하기 때문에 집에서 밥 먹을 새가 없는 것이다. 큰 내를 건넌다는 것은 큰일을 함을 의미한다. 축적한 지식이나 재물을 세상에 크게 펴야 한다. 큰일을 하려면 크게 축적해야 하고, 그러려면 강건(剛健)하고 독실(篤實)하고 일신(日新) 우일신(又日新)해야 한다.
산천대축괘(山天大畜卦䷙)를 보면서 깨닫는다. 크게 축적하려면 크게 그쳐야 한다. 옛날에는 주로 크게 그치기 위해 산 속으로 갔다. 세상의 온갖 물욕을 멈추고자 함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그치고 멈추기 위해서는 산속으로 가는 것이 유효하다. 수행을 하거나, 공부를 몰입해서 하거나 세상의 부귀영화와 욕망을 단절하기 위해 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있다. 산속으로 가지 않더라도 크게 학문이나 도덕이나 지식을 크게 축적하기 위해서는 그것에 방해되는 것들을 크게 그쳐야 한다.
사회적 지위를 크게 높이고 재물을 크게 축적하려고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것에 장애가 되는 것은 크게 그쳐야 한다. 크게 뛰기 위해서는 멈추거나 물러나야 한다. 움직이기 위해서는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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