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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말은 삼가고 음식은 절제해야

by 두마리 4 2023. 12. 2.

27. 산뢰이(山雷頤䷚),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해야 바르게 길러져

 

괘이름 이()는 무엇인가. ()’, ‘위턱과 아래턱’, ‘기름’, ‘양육이다. 위턱과 아래턱으로 음식을 씹어 기르고 양육함을 의미한다. 생명을 기르고, 형체를 기르고, ()을 기르고, 사람을 기른다.

 

괘상[]의 모양과 의미는 어떤가. 위에는 간괘(艮卦)가 있는데, 이는 위턱 모양이다. 아래에는 진괘(震卦)가 있는데 이는 아래턱 모양이다. 중간에 있는 4개의 음효는 이빨과 같아 전체적으로 입 모양이다. 위턱의 간()은 산으로 움직이지 않고, 아래턱은 진()으로 움직임이다. 이는 입에서 음식을 씹을 때 아래턱이 움직이는 것과 같다. ()은 오행(五行)으로 보면 목()이고 동방(東方)이고 봄[]이다. [()]에서 나무가 길러지는 모습이다.

 

괘사(卦辭)의 의미는 어떤가. 頤 貞吉 觀頤 自求口實. 이는 바르면 길하니, (남을) 기르는 것을 보고 스스로 입안에 채울 음식을 구해야 한다.

작물도 사람도 바르지 않게 기르면 기르지 않음만 못할 수도 있다. 작물을 잘못 길러서 웃자라기만 하고 열매를 맺지 않는다면 거기에 들어간 노동력과 비용만 낭비할 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바르게 양육하지 않으면 사회에 많은 해악을 끼칠 수 있다.

 

남을 기르는 것을 보는 것은 위정자(爲政者)들이 할 일이다. 스스로 입안에 채울 음식을 구하는 것은 백성들이 할 일이다. 천지는 만물을 기르고 성인이 현자와 만백성을 잘 길러야 한다. 천지가 만물을 기르는데 사사로움이 없고 공정한 것처럼, 성인도 현자와 만백성을 기르는 데 사사로움 없이 공정해야 한다.

 

군자는 이()를 본받아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한다고 했다. 국가 단위로 보면 말로 행해지는 정책이나 법령 등이 신중해야 하고 음식으로 대표되는 세금 출납이 절제되어야 전체적으로 잘 길러진다는 것이다. 개인의 경우에도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해야 정신과 육체가 바르게 길러진다는 의미다.

 

효사의 점괘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初九 舍爾靈龜 觀我 朶頤 凶. 초구는 너의 신령스러운 거북이를 버리고 나를 보고서 턱을 벌리니, 흉하니라. 귀하지 못함이다. 의타적이고 남에게 의존하는 것은 추하다. 초구가 움직이면 산지박(山地剝䷖)이다. ()은 가는 바를 둠이 이롭지 않다. 자신의 힘으로 해야 한다.

 

六二 顚頤 拂經 于丘 頤 征凶. 육이는 엎어져서 기름이라, 법도를 거스르니, 언덕에 길러짐을 구해서 가면 흉하리라. 법도와 상식에 어긋나면 흉하다. 양다리를 걸치면 두 마리 다 놓친다. 친구를 잃는다. 육이가 움직이면 산택손(山澤損䷨)이 된다. ()믿음을 크게 두면 길하고 허물이 없어서 바르게 할 수 있다믿음을 주고, 절약하고 공정하게 해야 허물이 없다.

 

六三 拂頤貞 凶 十年勿用 无攸利. 육삼은 기른 데 바름을 거스른다. 흉해서 십년을 쓰지 말지니라. 이로울 바가 없느니라. 도가 크게 패함이다. 바르게 하지 않고 욕심을 내면 패가망신한다. 육삼이 움직이면 산화비(山火賁䷕). ()형통하니 가는 바를 둠이 조금 이롭다바르게 하고 과하지 않는다면 조금 이로울 수 있다.

 

六四 顚已 吉 虎視眈眈 其欲逐逐 无咎. 육사는 엎어져서 기르나 길하니, 호랑이가 먹이를 노려 보는 듯 하며, 그 쫓고 또 쫓고자(구하기를 계속) 하면 허물이 없으리라. 다른 것을 돌아보지 않고 한 우물만 판다. 성공하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는다. 아랫사람을 사랑한다. 육사가 변하면 화뢰서합(火雷噬嗑䷔)이 된다. 서합(噬嗑)형통하니 옥()을 씀이 이롭다입안에 걸린 것을 씹듯이 막힌 것을 뚫고 나아가서 화해한다. ()에 가두는 것도 교화(敎化)가 목적이다.

 

六五 拂經 居貞 吉 不可涉大川. 육오는 다스리는 도에 어긋나니 바르게 거처하면 길하지만, 큰 내를 건널 수는 안 된다. 순하게 위를 따라야 한다. 단번에 큰일을 하려 하지 말고 도움을 받아 작은일부터 키워가야 한다. 육오가 변하면 풍뢰익(風雷益䷩)이다. ()가는 바를 둠이 이로우며, 큰내를 건너는 것이 이롭다저절로 되지 않는다, 작은일부터 바르게 하여 큰내를 건너야 이롭다.

 

上九 由頤 厲 吉 利涉大川. 상구는 말미암아 길러지니, 위태롭게 여기면 길하니 큰내를 거넘이 이롭다. 크게 경사가 있다. 상구가 변하면 지뢰복(地雷復䷗)이 된다. ()형통하니, 나가고 들어옴에 병이 없어서 벗이 와야 허물이 없고 그 도를 반복해서 칠일에 회복하니, 갈 바를 둠이 이롭다.’ 갔던 것이 되돌아와 새로 출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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