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書不盡言 言不盡義(자왈 서부진언 언부진의)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글로는 말을 다 표현할 수 없으며 말로는 뜻을 다 표현할 수 없으니,
然則聖人之意 其不可見乎(연즉성인지의 기불가견호) 그렇다면 성인의 뜻을 보지 못하는 것인가
聖人 立象以盡意(성인 입상이진의) 성인이 상을 세워서 뜻을 다 밝히며
서부진언(書不盡言) 언부진의(言不盡義), 입상진의(立象盡意). 『주역』 계사상전 12장에 나오는 말이다. 『도덕경』 ‘道可道非常道(도가도비상도) 도를 도라고 말하면 항상된 도가 아니다’라는 말과 같은 맥락의 말이다.
염화시중(拈花示衆). 말로 통하지 아니하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일. 석가모니가 영산회(靈山會)에서 연꽃 한 송이를 대중에게 보이자 마하가섭만이 그 뜻을 깨닫고 미소 지으므로 그에게 불교의 진리를 주었다고 하는 데서 유래한다. 언덕을 오르려면 뗏목을 버리라는 사벌등안(捨筏等岸). 고기를 얻었으면 통발을 잊어라는 득어망전(得魚忘筌). 뜻을 얻었거든 말을 잊으라는 득의망언(得意忘言). ‘지붕에 올라간 다음에는 누가 쫓아오지 못하게 사다리를 치워야 한다’
말로 아무리 잘 표현해도 뜻을 온전하게 전달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말만큼 의사(意思)를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는 도구도 없다. 상징이나 비유, 역설(逆說)을 쓰는 것도 말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 표현하려는 방법이다. 설명보다 형상만을 나타내어 그 뜻을 다 밝히려는 것이 입상진의(立象盡意)다.
풍택중부괘(風澤中孚卦䷼) 구이 효사 ‘우는 학은 그늘에 있고, 그 새끼가 화답한다. 내게 좋은 술잔 있어, 그대와 함께 나누리라’ 뢰수해괘(雷水解卦䷧) 육삼 효사, ‘짐을 지고 수레를 타니, 도적을 불러들인다’ 주역에서 원형이정(元亨利貞), 길흉회린(吉凶悔吝), 구(咎), 휼(恤), 리(利), 불리(不利) 등 외에는 괘사와 효사는 그 형상만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달리 말하면 시적인 표현이다. 뜻이 함축적이어서 해석이 어렵기도 하지만, 달리 말하면 정확한 뜻을 밝히고자 함이다.
구월 중순에 삼일우(三日雨)도 아니고 닷새 넘는 호우(豪雨)
이제 씨맺힌 잡풀들 다시 자라지 말라고 벌초(伐草)했는데
봄이 온 듯 파랗게 다시 자라 한낮 온도는 30도에 육박하고
서늘함 기다리다 지쳐 떨어지는 구멍병 벚나무 잎 보며
불 타는 듯 황홀하게 아름다웠던 지난해 단풍이 마지막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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