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비괘(山火賁卦䷕) (1)
산화비괘(山火賁卦䷕)는 ‘꾸밈’, ‘장식’이다. 꾸밈은 문(文)이다. 꾸미지 않음을 같이 생각해야 한다. 꾸미지 않은 것은 사물의 본질, 바탕으로 질(質)이다. 꾸밈의 대상은 물질과 정신, 구체와 추상 모두 해당된다. 사물의 꾸밈은 무늬, 채색, 얼룩 등이다. 사상이나 문화의 꾸밈은 등급과 명분, 차례와 항렬을 나타낸 예의 제도 등이다. 강유(剛柔), 음양(陰陽)이 교차하고 섞이어 나타나는 변화도 꾸밈이다. 옷도 화장도 신발도 헤어스타일도 꾸밈이고 지적 소양(素養)도 꾸밈이다. 하늘의 꾸밈은 천문(天文)이고 인간 사회의 꾸밈은 인문(人文)이다. 꾸밈이 없으면 바탕이 드러날 수 없고, 꾸밈이 과하면 바탕이 왜곡된다. 객관적인 기준은 없지만 바탕이나 상황에 따라서 꾸밈은 적절해야 한다.
산화비괘(山火賁卦䷕)는 아래에 리괘(離卦☲)과 있고 위에 간괘(艮卦☶)가 있다. 리괘는 ‘불’, ‘밝음’이고 간괘는 ‘산’, ‘그침’이다. 강유(剛柔)가 세 개씩 위 아래로 뒤섞여 꾸미는 모습이다. 산 아래 해가 있음으로 꾸며져 아름다운 모습이다. 꾸밈에서 중요한 것은 ‘밝음’과 ‘그침’이다. 밝기를 어느 정도에서 그칠지 명암(明暗)이 중요하다. 지적인 똑똑함도 어느 정도에서 머물고 그치는 중요하다. 『대학』의 “대학의 도는 밝은 덕을 밝히는 데 있으며, 백성을 새롭게 하는 데 있으며, 지극히 착한 데 머무름에 있다(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는 말과 상통한다.
‘비는 형통하니 가는 바가 있음이 조금 이롭다(賁亨小利有攸往)’ 꾸밈이 없으면 본질이 드러나지 않으니 꾸밈은 형통하다. 꾸미는 바가 있음이 조금 이롭다. ‘가는 바가 있음(有攸往)’은 주역의 괘사와 효사에 총 18번 나온다. 문맥에 맞춰 그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꾸미는 것이 조금 이롭다는 것은 꾸밈이 지나치게 커서도 안 되고, 꾸밈으로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의미다. 단전에서는 ‘강유(剛柔)가 교차하니 천문(天文)이고, 문명(文明)하여 그치니 인문(人文)이다. 천문을 관찰하여 사계절의 변화를 살피고 인문을 관찰하여 천하를 교화하여 이룬다’라고 말한다. 음양이 교차하여 꾸밈
이 일어나는 것이 천문이고 그 천문을 관찰하면 사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다. 인문의 핵심은 ‘밝힘’이고 그 밝힘이 지극하면 거기에서 머물러야 함을 알 수 알 수 있다.
산화비괘(山火賁卦䷕)가 말려서 뒤집힌 도전괘는 화뢰서합괘(火雷噬嗑卦䷔)다. 서합괘는 씹어서 합함이다. 서괘(序卦)전에 따르면 사물이 합하여 질에도 순서와 행렬(行列)이 있게 마련이고 합해지면 반드시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기에 서합괘 다음에 비괘가 오게 된 것이라고 말한다. 산화비괘(山火賁卦䷕)의 강유(剛柔)가 바뀐 배합괘는 택수곤괘(澤水困卦䷮)다. 곤괘는 ‘곤궁’이다. 강유가 서로 교차하여 아름답게 빛나는 것이 비괘인데, 강유가 바뀌면 서로 꾸미는 빛을 잃고 곤궁에 빠진다. 산화비괘(山火賁卦䷕)의 소성괘가 위 아래로 서로 바뀐 역위생괘는 화산려괘(火山旅卦䷷)다. 화산려괘는 안으로 그쳐 있고 밖에 있는 밝은 불이 타오르니 방랑하는 모습이다. 산화비괘(山火賁卦䷕)의 속에 있는 효(234/345)로 재구성한 호괘는 뇌수해괘(雷水解卦䷧)다. 해괘는 ‘풀림’, ‘해빙’이다. 꾸밈의 알맹이는 겨울이 지나 봄에 해빙하면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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