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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산화비괘(山火賁卦䷕) (2) -효사

by 두마리 4 2023. 4. 29.

산화비괘(山火賁卦䷕) (2) -효사

 

초구는 발을 꾸미니 수레를 버리고 걷는다.’ 발을 꾸민다는 것은 꾸밈의 시작이고 기본이다. 신발을 신고 옷을 입고 화장을 하고 수레를 타는 것 모두 꾸밈이다. 발을 꾸미는 것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하지만 옷이나 화장이나 자동차 등 모든 것을 잘 꾸몄다 하더라도 맨발이거나 슬리퍼를 신고 있거나 발이나 걸음걸이가 이상하면 모든 꾸밈이 망가진다. 반대로 다른 것을 별로 꾸미지 않았더라도 발이나 걸음걸이가 올곧으면 전체적으로 멋있다. 자동차를 버리고 걸어갈 때 멋있는 것은 꾸밈의 기초가 튼튼한 것이다. 발을 꾸민다는 것은 비싼 신발을 신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신발과 상관없이 불편하지 않은 발과 좋은 걸음걸이는 얼마나 멋있는가. 인간은 자동차를 타면서부터 이 멋을 잃어버렸다. 좋은 자동차로써 꾸미면서부터 우리는 발을 보지 않게 되었다. 예의나 인문적인 소양도 마찬가지다. 예의나 태도, 절제와 배려 등이 바르게 되어 있으면 고상한 지적 교양이 없이도 멋있다. 반대로 대단한 지식을 가졌더라도 이러한 기본이 안 되어 있으면 멋있지 않다. 산화비괘(山火賁卦䷕)의 초구가 움직이면 중산간괘(重山艮卦䷳). () ‘’, ‘그침이다. 움직임이나 드러냄보다 움직이지 않고 드러내지 않고 그쳐 있을 때의 꾸밈이나 멋이 더 기본이다.

 

육이는 수염을 꾸미는 것이다.’ 수염은 발보다는 2차적이다. 발은 깎아낼 수 없지만, 수염은 깎기도 하고 기르기도 한다. 수염을 기르면서 꾸미는 것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을 수 있다. 수염보다 더 본질은 얼굴이다. , , , , , 이마 등이다. 수염을 아무리 잘 꾸며도 수염이 붙어 있는 턱이나 얼굴이 엉망이면 멋있지 않다. 꼭 수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염 비슷하게 붙어 움직이는 눈썹이나 머리카락도 같다. 이 또한 오래 붙어 있으니 꾸미는 물건이 된다. 화장이나 옷, 자동차로 꾸미기 전에 이러한 것부터 먼저 꾸며야 한다. 수염을 꾸민다는 것은 기본적인 인문적 지식 역량이 쌓여 벼슬길에 나선다는 것이다. 산화비괘(山火賁卦䷕)의 육이가 움직이면 산천대축괘(山天大畜卦䷙). 대축(大畜)큰 축적이다. 꾸밈이나 인문적 역량이 크게 쌓여 공적인 일을 맡게 된다.

 

 

구삼은 꾸밈이 충만하니 오래도록 바름을 지키면 길할 것이다.’ ‘꾸밈이 충만하니賁如濡如(비여유여)’. ()는 꾸밈이고 유()젖음’, ‘윤택함이다. 적시는 것은 윤기(潤氣)를 내는 방법이다. 시장의 어물전(魚物廛)(魚物)에 보면 생선을 물러 계속 적셔서 윤기를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는 이렇기도 하고 저렇기도 하다는 것이다. 주저하여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꾸밈이 윤택하게 드러나는 것을 말한다. 꾸밈인지 본질이 드러나 윤택함인지 주저할 지경이니 꾸밈이 극단에 이른 것이다. 물이 올라 윤이 나는 것이다. 자칫 도를 넘을 수 있기 때문에 바름을 지켜야 길하다고 말한다. 산화비괘(山火賁卦䷕)의 구삼이 움직이면 산뢰이괘(山雷頤卦䷚). ()’ ‘기름이다. 꾸밈이 충만하다는 것은 절정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외모든 인문적 소양이든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먹는 것, 입는 것 조심하면서 기르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육사는 꾸미고 희게 하여 흰말이 나는 듯이 달려오니 도적이 아니라 혼인할 짝이다.’ 꾸밈을 희게 한다는 것은 소박하게 하는 것이다. 도적이 아니면 소박하고 진정성이 있다. 꾸밈이 화려하면 도적이나 사기꾼이 가능성이 높다. 꾸밈이 소박하면 스스로의 본질을 드러내며 청혼하는 것이니 혼인할 짝으로 판단해도 된다. 산화비괘(山火賁卦䷕)의 육사가 움직이면 중화리괘(重火離卦䷝)가 된다. ()밝음’, ‘붙음이다. 꾸밈이나 밝음이 너무 성하면 불이 붙어 탈 수도 있다.

 

육오는 언덕과 농장을 꾸미나 예물이 매우 적으니 부끄러움을 당하나 끝내 길할 것이다.’ 예물이 적다는 것은 검소함, 소박함이다. 꾸밈이나 인문적 소양이 화려하지 않으면 부끄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바탕[]을 잘 드러내기 꾸밈을 적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은 길하다. 산화비괘(山火賁卦䷕)의 육오가 움직이면 풍화가인괘(風火家人卦䷤). 가인(家人)가정이다. 바람이 밖에서 들어와 안을 밝힘이다. 가정처럼 겸손하고 편안한 꾸밈이다.

 

상구는 희게 꾸미니 허물이 없을 것이다.’ 희게 꾸미는 것은 꾸밈의 최종 단계다. 큰 꾸밈은 자잘구레한 꾸밈이 아니다. 질박하고 소박한 본질이 드러나게 하는 꾸밈이다. 꾸밈의 문()과 통나무 같은 바탕[()]을 알고, 꾸밈을 절제하여 바탕을 잘 드러나게 하는 꾸밈이다. 대교약졸(大巧若拙)과 유사하다. 산화비괘(山火賁卦䷕)의 상구가 움직이면 지화명이괘(地火明夷卦䷣)가 된다. 명이(明夷)는 상처난 밝음, 감춰진 밝음이다. 꾸밈을 그치고 감추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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