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리나20 양파, 노균병 텃밭에 양파를 심는다. 해가 갈수록 경작량이 많아졌다. 나눠 먹고 나머지는 양파즙을 만들어 먹는다. 양파 농사는 비교적 쉽다. 늦가을에 심어서 5월에 수확한다. 심을 때 두둑을 만들고 비닐 멀칭을 한다. 모종을 옮길 때는 허리가 좀 아프다. 구멍 사이로 양파와 같이 올라오는 잡초만 몇 번 뽑으면 된다. 작년에는 제때 뽑지 않은 잡초가 너무 무성하여 양파 수확을 할 때 애를 먹었다. 비가 와서 잡초 뿌리가 얼마나 얼마나 억센지 두 손으로 잡고 씨름하듯이 뽑아올렸다. 시장에는 햇양파가 나온지 오래지만, 요즘은 양파가 한창 클 때다. 그런데 잎이 마른 것들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녹슨 듯한 빛깔의 가루 같은 게 잎에 묻어 있었다. 검색해보니, 노균병이었다. 연작을 하고 습기가 많으면 잘 발병한단다. 대량으.. 2024. 4. 27. 꽃이 좋아 어릴 때나 비교적 젊을 때 꽃을 좋아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선물로 꽃을 주고받은 적은 있다. 꽃이 싫었던 것은 아니다. 아, 꽃 예쁘다라고 감탄한 적이 없다. 나이 드신 아버지가 화려한 벚꽃가지를 잡고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아버지도 꽃을 좋아하시는구나! 어릴 때나 젊을 때는 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리거나 젊으면 사람 그 자체가 꽃이다. 꽃이 예쁘게 보이기 시작하면 늙었다는 징표다. 늙어가는 자신과 대조되는 꽃이 부럽다. 나무는 늙어도 주름이 끼지 않는다. 늙은 나무가 피우는 꽃이라 해서 힘없이 늘어지지 않는다. 젊은 나무가 피우는 꽃과 똑같이 화사하고 생생하다. 개나 고양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도 늙어서 주름지는 꼴을 본 적이 없다. 털로 덮여서 그런가. 인간처럼 오래 살지 .. 2024. 4. 26. 스노쿨링 수영은 물에서 한다. 숨을 쉴 때 물 속에서는 코로 내 쉬고 입이 밖으로 나왔을 때 입으로 들이쉬어야 한다. 코가 밖에 나왔을 때 콧구멍으로 들이쉬어도 되지만 코로는 내뱉고 입으로는 들이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되는 숨 쉬기를 의식적으로 해야 하니 힘들다. 물 속에 들어갔을 때는 숨을 참고 있어야 하니 힘들다. 사람은 물고기가 아님을 느낀다. 사람이 물을 못 마시면 죽지만, 몸 전체를 아예 물 속에 담구어 놓으면 숨을 쉬지 못해 죽는다. 일주일 전부터 수영할 때 스노쿨링을 사용한다. 옆 레인에서 하는 것을 볼 때는 숨 쉬기가 편하겠다 싶었다. 막상 해보니 숨 쉬기가 편하지 않았다. 습관이 문제였다. 일상에서 숨을 쉴 때는 입을 다물고 코로 들이쉬고 내쉰다. 스노쿨링을 하면 입으로 들이.. 2024. 4. 25. 64괘 괘사를 다 외워보니 주역을 처음 배울 때는 팔괘(八卦)를 다 외우는 것도 힘들었다. 물론 64괘를 해석하는 데 음양(陰陽)과 팔괘(八卦)가 상징하는 뜻이 기본이다. 팔괘를 다 외우고 나니 팔괘를 외우는 것은 별것 아닌 게 되었다. 64괘를 다 외우면 어떻게 될까. 처음에 64괘를 순서대로 그 이름과 괘상(卦象)을 어떻게 외우나 싶었다. 처음에 홀수괘를 외웠다. 짝수괘는 그 앞 홀수괘를 말아서 뒤집은 도전괘(倒顚卦)이거나 음양을 바꾼 괘이다. 그 다음에는 1번부터 64번의 괘를 순서대로 외웠다. 108배를 하면서 절을 한 번 할 때마다 주역괘를 같이 외웠다. 64배를 하고 그 다음에 또 한 번 더 했으니 128배를 했다. 64괘의 괘상과 괘이름을 순서대로 다 외우고 나니 그것이 별것 아닌 게 되었다. 64괘의 괘사.. 2024. 4. 24.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