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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글쓰기/글쓰기로 자강불식하는 주역(두마리)

물음은 명확하고 간절해야

by 두마리 4 2024. 3. 29.

아침마다 주역 점()을 친다. 점을 쳐야 할 일이 있어서라기보다 주역 공부를 위한 방편이다. 시초(蓍草) 점을 친다. ()을 쳐보면서 꽤 의미있는 경험을 했다. 바로 물음의 명확성이다. 물음이 명확하지 않으니 점괘도 정확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너무도 당연하다. 물음이 막연하면 점괘의 해석도 막연하다. 물음은 명확하고 간절해야 한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간절하지도 명확지도 않은 물음이면 점을 치지 말라는 것이다.

 

일상 생활의 물음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답을 바라는 물음이라면 명확하고 간절해야 한다. 답을 구하는 대상이 자신이든, 부모든, 친구든, 전문가든 물음이 구체적이고 간절해야 좋은 답을 얻을 수 있다.

 

물을 때 자세는 간절해야 하고 예의를 갖추고 정성을 다할수록 좋다. 물음의 과정을 생략하여 바라는 이루어지기 해달라는 것이 기도이다. 점이나, 제사, 기도 의식에서 제물이든 의식이든 대체로 성대해지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리라. 

 

결정이나 판단이 어려울 때, 처세나 태도를 정하기 애매할 때 주역점을 쳐보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시초점 치기>

대나무로 만든 김밥말이 사서 실밥을 풀어 시초(蓍草)를 만들었다. 댓가지 50개로 점을 친다. 먼저 댓가지 한 개를 빼놓는다. 이는 태극(太極)을 뜻한다. 태극은 점의 대상일 수 없다는 의미다.

 

49개의 댓가지를 무심히 양 손에 나눠쥔다. 오른 손에 쥔 것은 천(), 왼 손에 쥔 것은 지()를 뜻한다. 왼 손에 쥔 댓가지 중에서 한 개를 빼서 오른손 새끼손가락과 약지 사이에 끼운다. 이는 땅에 존재하는 인()을 뜻한다. 이로써 천()ㆍ지()ㆍ인() 삼재(三才)가 된다.

 

먼저 왼손에 쥔 댓가지를 4개 이하로 남을 때까지 4개씩 떼어낸다. 4개는 춘하추동의 사계(四季)를 의미한다. 1~4개 남은 댓가지를 중지와 약지 사이에 끼운다. 그 다음 오른손에 쥐었던 댓가지를 4개 이하 남을 때까지 4개씩 떼어낸다. 1~4개 남은 댓가지를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운다. 손가락 사이에 끼운 댓가지를 모두 합치면 5개 또는 9개가 나온다. 이를 태극에 걸어둔다. 오른손에 잡았던 댓가지를 4개씩 떼어내고 남은 댓가지와 새끼손가락과 약지 사이에 끼웠던 댓가지 한 개를 더해 보면 왼손에 쥐었던 댓가지는 떼어내보지 않아도 5가 나올지 9가 나올지를 알 수 있다. 이를 1()이라 한다.

 

1변을 하고 남은 댓가지로 같은 방식으로 2, 3변을 한다. 2변과 3변의 경우, 4개 아니면 8개가 나온다. 3변을 하면 한 개의 효()가 나온다. 육효(六爻)로 된 한 괘가 나오는 점을 치려면 18번을 해야 한다. 오른손에 쥔 댓가지를 떼어내는 과정을 생략하면 한 괘를 뽑는 데 10분 정도 걸린다.

 

태극에 걸리는 댓가지는 1변은 5/9, 2변은 4/8, 3변은 4/8 중의 각각 하나이다. 이로써 효를 판정할 때는 작은 수(5, 4, 4)가 양이고, 큰 수(9, 8, 8)이 음이다. 5, 4, 4가 나오면 노양(老陽)이고, 9, 8, 8이 나오면 노음(老陰)이다. 작은 수가 하나 나오면 소양, 큰 수가 하나 나오면 소음이다. 태극에 걸린 댓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댓가지를 책수(策數)라고 한다. 이를 4개씩 헤아리면 6, 7, 8, 9 중의 하나가 나온다. 6은 노음(老陰), 7은 소양(少陽), 8은 소음(少陰), 9는 노양(老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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