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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이상(想像理想) 이야기/책 한 권 읽고 글 한 편 쓴다

통달(通達)과 소문(所聞)

by 두마리 4 2024. 2. 25.

자장이 공자에게 물었다.

선비는 어떠해야 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네가 말하는 ()’이란 무슨 뜻이냐?”

자장이 대답했다.

나라 안에서도 반드시 소문(所聞)이 나고 가문 안에서도 반드시 소문이 나는 것입니다.”

그러자 공자가 말했다.

그것은 소문(所聞)이지 달()함이 아니다. 대체로 달()한 사람은 질박하고 정직하여 의()를 좋아하고 남의 말을 잘 듣고 표정을 잘 살피며, 깊이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낮춘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서나 집에서나 반드시 달()하게 된다. 그러나 소문 난 사람은 어진 척하지만 실제 행동은 완전히 어긋나면서 그러한 것에 물들어 조금도 의심 없이 행동한다. 이렇게 하면 나라에서나 집에서나 반드시 소문이 나게 된다.”

 

논어(論語)안연(顏淵)편에 나오는 이야기를 사마천이 사기열전에서 그대로 인용해 놓고 있다.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달인(達人) 또는 달자(達者)라고 한다.

 

생활의 달인이라는 교양 프로그램이 있다. 수십년간 한 분야에 종사하며 부단한 열정과 노력으로 그 분야에서 득도(得道)의 경지에 이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김밥 달인, 떡볶이 달인, 찹쌀떡 달인, 만두 달인, 김치 달인, 덴뿌라 달인, 신생아 돌보기 달인, 경매 달인, 쫄면 달인, 짜장면 달인……. 요즘은 맛집들이 많이 나온다. 전국적으로 이름난 맛집은 나름 그 분야의 달인일 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달()은 삶의 전반에 통달한 달()이다. 삶에 통달하게 되면 질박하고 정직하고 의()를 좋아하고 남의 말을 잘 듣고 표정을 잘 살피며, 깊이 생각하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낮추게 된다는 의미이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 일곱 가지의 생활 태도를 잘 지키면 통달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리라.

 

각종 SNS의 발달로 문()은 넘쳐나고, ()은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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